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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로 불황이긴다]"기술만 있으면 사양산업이란 없다"

[기술로 불황이긴다]〈7〉옵토닉스
끊임없는 활로개척...월 100만개 구면렌즈 생산



옵토닉스는 휴대폰, DSLR 등의 디지털 카메라, 프로젝터, 자동차 등에 쓰이는 렌즈를 개발 · 생산하는 광학전문 회사이다. 비구면 렌즈는 월 30만개, 구면 렌즈는 월 100만개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옵토닉스 이용범 대표는 "사양회사는 있어도 사양산업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아무리 시장이 어려워도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을 돌파하면 된다는 뜻이다.

이대표의 지금까지 행보는 이같은 신념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현재 이 대표가 옵토닉스와 함께 운영하고 있는 모회사 프로텍은 98년 IMF한파로 문을 닫은 업체였다.
인테리어사업을 하던 이대표가 금호타이어의 공장 자동화 설비를 만드는 직원수 10명 남짓의 프로텍을 인수했을 때 주변에선 말리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현재 프로텍은 매출 10억도 못내던 회사에서 총매출 150억에 육박하는 야무진 업체로 성장했다.

이 대표가 자동화 설비 다음으로 눈을 돌린 건 렌즈 등을 제조하는 광학 산업이었다. 이전에도 공장 자동화 설비를 만들며 렌즈가 들어가는 보안용 CCTV 모듈을 만든 경험이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될 용기를 줬다.

이렇게 해서 2004년말 옵토닉스가 프로텍 공장 옆 부지에 들어서게 된다. 현재 옵토닉스가 렌즈로 벌어들이는 돈은 연간 7억원, 올해는 300% 늘어난 20억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물론 처음에는 광학 기술 사업을 진행하며 어려움도 있었다. 우선 광주 산단이 광(光)산업 중심이라곤 하나 이를 뒷받침해줄 인프라가 모자랐다. 처음 사업도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옵토닉스는 활로를 개척하기 위해 창원에 공장을 세웠다.

현재 창원은 기초가공을 위한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연마, 센터링(렌즈의 광학·기계적 중심을 잡는 작업), 세척 등의 과정을 창원에서 거친 다음 광주산단 내 공장으로 이송해 최종 완성을 하게 된다. 올해안에 현 광주 공장을 증축해 이원화된 공정을 단일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이 대표는 말한다.

이 회사 기술의 특징은 이른바 '올라운드 플레이어'라는 것. 일본에서 둥글고 뿌연 빛깔의 렌즈 소재를 들여와 연마, 성형부터 센터링, 세척, 코팅, 검사, 접합, 흑칠, 조립 등 전 공정을 소화해낸다.

특히, 코팅, 검사, 접합, 흑칠, 조립은 1,000~10,000Class(1000클래스는 1ft³당 0.5㎛크기 먼지가 1000개 이하인 상태)의 클린룸에서 공정을 진행해 보다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고 이 대표는 말한다.

생산과정을 개발하는데 있어 어려움도 있었다. 옵토닉스는 기술상의 노하우를 극복하기 위해 산업공단이 지원하는 '고문 멘토제'를 이용했다. 산단의 지원을 받아 일본에서 니콘 캐논 올림푸스 등 유수의 광학업체에서 오랜시간 일했던 기술자를 고문으로 초빙해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우리가 3개월동안 해도 안되던 것을 와서 한마디 툭 던진 걸로 해결이 되더라"며 이 대표는 그들이 가진 노하우에 놀랄수밖에 없었다. 공정중 렌즈 세척과정에서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점을 이 기술 멘토들이 단시간에 해결해준것이다. 덕분에 불량률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한편 이 대표는 회사 대표직 외에도 광주 첨단 산업단지 경영자협회 부회장, 광응용 미니클러스터 회장 등 여러 직함을 가지고 있다. 주위에선 '광주산단 터줏대감'이라고 할 정도로 인맥도 넓고 활동도 활발하다.

그가 이렇게 바쁘게 '남의 일'에 뛰어다니는 이유는 기술개발이 밑받침 되야할 업체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선 서로 한데 뭉쳐야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웃 업체들이 기술개발에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앞장서서 필요한 인맥을 엮어주는 역할을 자청하고 있다.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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