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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日-美' 반도체 연합군.. 한국에 미칠 영향은?

대만과 일본, 미국의 8개 반도체 회사의 '대통합'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3개국 연합군'이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국내 D램 기업에 미칠 파급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선 8개 회사의 통합으로 점유율 40%를 넘어서는 거대 기업이 탄생하게 돼 국내 기업들이 크게 위협받을 것으로 우려하는 상황.

하지만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들은 오히려 D램업체 난립에 따른 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는 등 긴장하지 않는 분위기다.

◆ '대만- 日- 美 대통합' 성사되나? = 5일 로이터통신은 "대만 정부가 6개월안에 통합 반도체 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 정부는 이날 정부 주도로 통합 D램 반도체 회사 '타이완메모리'(가칭)를 설립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정부 지분은 50%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정부는 또 "일본 엘피다, 미국 마이크론을 통합 반도체 회사의 파트너로 삼기 위해 3개월안에 관련 논의를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4일 인치밍(尹啓銘) 대만 경제부장 역시 대만 정부가 반도체 산업개편 차원에서 국가 주도의 D램 메이커 설립을 총괄할 관련 전문가를 임명할 예정이고, 이번 합병 계획에는 일본 엘피다,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과의 제휴 방안도 포함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통합 후 D램 점유율.. 42%? 25%?= 대만 정부의 계획대로 실제 통합이 이뤄질 경우 단순 산술상으로 이들 대만과 일본, 미국의 8개 업체의 점유율 합은 무려 42%에 육박한다. 이는 현재 업계 1위와 2위인 삼성전자(30.3%)와 하이닉스(19.4)의 점유율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하지만 '기술력'이 곧 생존의 원천인 반도체 산업에서 단순 점유율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게 국내 업계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현재 마이크론과 엘피다가 60나노급 D램을, 대만 업체들이 더 뒤쳐진 70~80나노급 공정을 운영하는 상황. 공정 통합이 이뤄진다 해도 오히려 생산 효율이 떨어질 수 있는 데다, 대만 생산시설은 '무용지물'로 전락할 가능성마저 있다는 설명이다. 기껏해야 8개 기업의 통합 후 점유율은 25%안팎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과거 LG반도체와 현대전자가 합쳐 하이닉스로 탄생할 당시, 일시적으로 점유율 1위에 오른 뒤 곧 떨어졌고, 일본 히타치와 NEC, 미쓰비시 등 3사도 통합 이후 점유율이 5위권까지 밀려난 사례가 있다.

◆ 국내 D램 업계 "큰 위협되지 않을 것"=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국내 D램업체들이 크게 긴장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히려 시장 플레이어 수가 줄어들어 업체 난립으로 공급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던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D램업체들이 그 동안 무리하게 과잉 투자를 해왔던 게 사실"이라며 "8개사가 통합하게 되면 내부 구조조정과 효율화가 이뤄지고, 향후에는 공급과잉현상이 완화돼 건전한 투자에 의한 수급 밸런스를 찾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2조원 가량의 대만 정부의 지원금으로는 당장 현안인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는 수준에 그치게 될 것"이라면서 "통합 후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막대한 자금을 들여 신규 투자를 진행해야 하는데, 현재로썬 대만 정부가 그럴 여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윤종성 기자 jsy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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