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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 가격 거품에 소비자 눈물 '뚝뚝'

인삼공사, 6년근 제품 수삼 수매가격 대비 최고 10배
업계 "사실상 인삼공사 가격 따라 경쟁제품도 결정"



'정관장(正官庄)'은 과연 적정한 가격일까?

인삼공사의 모든 제품은 6년근 홍삼을 주재료로 사용한다. 6년근 홍삼은 일반 농가에서 재배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 시장 점유율 80%에 달하는 업체가 가장 비싼 재료로 제품을 만들다 보니 가격 또한 만만치 않다.

정관장 홍삼 제품의 마진율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보려면 제조원가를 파악해야 한다. 하지만 인삼공사는 홍삼 제품의 제조원가를 비롯한 자료로 비밀로 부치고 있기 때문에 시장 가격으로 간접 추정을 해보는 수 밖에 없다. 홍삼의 최상품인 6년근 천삼(20지 600g, 129만40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해 본 결과, 수삼 수매가격에 비해 제품 가격은 10배 정도 높다.

더욱 큰 문제는 정관장 때문에 경쟁사의 제품 또한 고가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6년근 천삼의 경우▲농협고려인삼 120만9300원 ▲천지양 123만원 ▲금산인삼농협 116만4000원 ▲풍기인삼농협 110만5000원 등으로 정관장보다 약간 낮은 가격이다.

홍삼 농축액도 정관장 홍삼정(240g 이하 동일)이 18만5000원이고, ▲한삼인 홍삼정골드 15만8000원 ▲천지양 고려홍삼정 골드 17만5000원 ▲풍기인삼농협 황풍정 홍삼농축액 14만5000원 ▲풍기특산물영농조합법인 천제명 홍삼농축액 골드 16만5000원 ▲금산인삼농협 삼지원 홍삼농축액 골드 15만원 ▲롯데제약 롯데헬스원 6년 정성 홍삼농축액 14만원 등이다.

홍삼 업체 관계자는 "홍삼 제품 가격은 사실상 인삼공사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정관장 가격이 경쟁사 제품 가격 결정의 기준이 된다"면서 "더 싸게 만들 수 있겠지만 너무 내리면 저가 싸구려라는 인식 때문에 올려받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인삼공사측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한다. 공사측은 "가격 거품은 전혀 없으며 공정한 가격을 책정했다"면서 "제품 원가의 경우 생산단가보다 소비자가가 낮은 경우도 있는 등 리스크 요인이 커 유통 수익률은 10~15% 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삼공사의 경영실적을 보면 이러한 설명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난해 인삼공사가 올린 매출액 6221억원에서 차지하는 이익(매출총이익)은 3328억원으로 전년대비 22.8% 늘었으며, 매출총이익률은 53.5%에 달했다. 이는 100원짜리 제품을 팔면 53.5원이 수익으로 남는다는 뜻이다. 제품 제조에 들어가는 매출원가는 2893억원으로 매출액의 절반 정도다. 매출원가에는 보통 직접재료비, 직접노무비, 직접경비와 제조간접비로 구성됐다. 따라서 2008년 상품제조에 드는 인삼구입비용은 최소한 매출원가에 비해서는 훨씬 적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유통수익률이 10~15% 정도라면 어떻게 이런 이익 실현이 가능했는지 의문이다.

인삼공사는 계약재배를 통해 수삼을 수급한다. 당해년도 홍삼 제조에 사용하는 수삼은 상당부분 6년전 계약재배를 통해 공급된 것들이다.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인삼공사 2007년 감사 보고서를 살펴보면 인삼공사는 그해 총 1163억원을 수삼 수매 계약금과 선급금으로 지출했다. 이는 같은 해 매출액(5211억원)의 22.3% 수준이다. 3년근 수삼 계약금에 353억원, 4년근 317억원, 5년근 264억원을, 6년근 수삼 선급금으로 229억원을 지불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삼공사가 2007년 제품 생산에 사용한 원재료는 계약재배를 통해 수년에 걸쳐 수매가격이 일부 지불된 것들이라 당장 제조원가에 반영되는 수삼 수매가격 부담은 매우 적을 것"이라면서 "그만큼 계약재배, 대량구매의 이점을 이용해 상당한 마진을 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정거래법 제6조에 따르면 공정위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상품 또는 용역의 가격을 부당하게 결정ㆍ유지, 또는 변경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는 관계행정기관의 장이나 물가조사업무를 수행하는 공공기관에 대해 상품 또는 영역의 가격에 관한 조사를 의뢰할 수 있다. 하지만 공정위가 정관장 제품 가격의 적정성 여부를 조사한 적은 아직까지 단한차례도 없다.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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