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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 자진 사퇴

'용산 참사' 도의적 책임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결국 '용산 참사'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했다.
 
김 청장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지방경찰청사 15층 서경마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 사고의 도의적 책임을 지고 경찰청장 내정자와 서울경찰청장 직에서 사퇴하기로 결심했다"며 "화재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그는 "'용산 화재사고' 이후 불법 폭력행위에 대한 비난에 앞서 정당한 법집행을 한 경찰에 책임만을 강요하는 일각의 주장에 많은 고민을 거듭했다"면서도 "사상초유의 경제위기를 비롯한 국가적 현안이 산적한 시점에서 개인의 진퇴를 둘러싼 논쟁과 갈등이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김 청장은 "어제 검찰 수사결과 발표로 용산 화재사고의 실체적 진실은 명백히 밝혀졌다"며 "경찰의 엄정한 법집행이 강경과 과잉으로 매도당하거나 논쟁거리가 되는 서글픈 현실은 조속히 극복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경찰이 이유없이 매맞거나 폭행당하는 것을 국민들께서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며 "경찰을 응원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과 든든한 경찰가족들을 믿고 저는 떠나겠다. 뜨거운 사랑을 가슴깊이 간직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청장은 지난달 18일 경찰청장에 내정됐지만 이틀 후인 20일 서울경찰청 주도의 용산 재개발지역 점거농성 진압 작전과정에서 경찰관 1명과 철거민 5명 등 6명이숨진 사건과 관련해 계속된 사퇴압력을 받아왔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에 따라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경찰청장 내정을 철회할 방침이며 후임으로는 조현오 경기경찰청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김 내정자는 이미 9일 저녁 청와대에 사의표명 입장을 전달했으며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자진사퇴 형식을 밟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내정자의 자진사퇴는 사실상 이 대통령이 '경질'한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청와대 참모들 대부분이 용산 참사에 대한 법적 책임이 없더라도 도의적 책임을 지고 김 내정자가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을 이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이 대통령이 이를 수용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김 내정자가 사퇴할 경우 차기 경찰청장으로는 조현오 경기경찰청장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조 청장은 부산 출신으로 부산고와 고려대를 졸업했고, 서울 종암경찰서장과 경찰청 감사관, 경찰청 경비국장, 부산지방경찰청장 등을 지냈다.
 
특히 집회와 시위에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북 성주 출신인 강희락 해양경찰청장도 후보로 얘기되고 있지만 해양경찰청장이 경찰청장으로 이동한 전례가 거의 없어 확률은 높지 않다.
 
이 밖에 서울경찰청장으로 승진 내정된 주상용 대구경찰청장과 이길범 경찰청 차장, 김정식 경찰대학장 등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후임 서울경찰청장에는 주상용 대구경찰청장이 임명될 예정이다.

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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