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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SK텔 "내부의 적이 더 무섭다"

'흐트러진 내부 조직이 외부의 적보다 더 무섭다.'
 
새로운 수장을 맞은 KT(대표 이석채)와 SK텔레콤(대표 정만원)이 조직력 강화를 위해 내부 단속을 한층 강화하고 나섰다. KT는 검사 출신을 윤리경영실의 수장으로 영입했고, SK텔레콤은 두 개의 윤리경영팀을 윤리경영담당으로 통합하는 등 조직원들의 결속력을 다지기 위한 전략적 행보가 경쟁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KT-KTF 합병 추진을 계기로 KT와 SK텔레콤간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내부 단속이 조직의 결집된 힘으로 표출될지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이석채 사장 취임 이후 조직력 강화를 위한 내부 감사시스템을 대폭 강화했다. 이를 위해 KT는 지난 1월21일 서울고등검찰청 정성복 검사(54ㆍ 사법연수원 15기)를 윤리경영실장(부사장)으로 영입했다.

KT 관계자는 "정성복 검사의 윤리경영실장 선임은 KT를 윤리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게 하려는 이석채 사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기존에 상무급이 맡던 윤리경영실장을 부사장으로 두 계단이나 격상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밝혔다.
 
이석채 사장은 최근 "외부에서 유능한 검사를 영입해 온 것은 내부 감사를 강화하는 등 기업혁신을 위한 것"이라며 내부 단속에 상당한 무게중심을 두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KT내 윤리경영실은 현재 사내 감사 기능, 법무 및 지배 구조 지원, 리스크 관리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이 중에서도 사내 감사가 업무의 1/3에 이를 정도록 비중이 높다.
업계에서는 이석채 사장이 '기업 혁신'을 강조하고 나선 배경으로 남중수ㆍ조영주 등 전 KT와 KTF 최고 경영자들이 비리에 연루돼 불명예 퇴진한 것을 꼽고 있다. 차제에 강도높은 내부 윤리시스템을 구축해 '비리기업'이라는 그릇된 이미지를 불식시키려는 일종의 고육책이라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강화된 내부 감사가 KT-KTF 합병에 따른 조직 슬림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원 감축에 따른 조직원들의 반발에 대비한 감사시스템 강화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KT 관계자는 이와 관련, "부서별로 30%만큼 인원을 줄여 현장으로 내보내는 등 인력 감축은 필연적인 일"이라며 내부 감사 시스템과 조직 슬림화의 연관 관계를 부인했다.
 
SK텔레콤도 정만원 사장 취임 이후 내부 감사시스템을 강화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기존에 윤리 경영과 경영 감사로 나눠 있던 윤리경영그룹을 윤리경영담당으로 통합하면서 임원을 수장으로 앉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팀장급이던 두 개의 조직을 하나로 합쳐 임원을 수장으로 앉힌 것은 윤리경영을 강화하겠다는 그룹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해 6월 사외이사 3명, 사내이사 2명 등 5명으로 구성된 기업시민위원회도 새로 구성했다. 이 조직은 기존의 '윤리위원회'를 이사회 산하 전문 위원회로 격상한 것으로, 회사의 투명한 기업문화와 혁신, 준법ㆍ윤리경영 등을 지향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전통적으로 윤리 경영을 강화해온 만큼 수장이 바뀌었다고 해서 특별히 내부 단속이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투명한 조직의 결속을 통한 기업 경쟁력 강화라는 큰 틀의 목표를 감안할때 윤리 경영은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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