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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전면대결 선언, 그 의미와 파장은?

북한이 17일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대남 전면 대결태세 선언'을 한데는 다목적 포석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 지금 왜 이 시점에?

이명박 정부가 정권출범 1년을 맞아 2월에 개각을 단행할 것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그 동안 껄끄러웠던 이상희 국방장관과 김하중 통일부 장관을 ‘처리’하려는 속셈으로 풀이된다. 이번 성명 발표를 통해 대북관계 악화를 부각, 좀 더 ‘다루기 부드러운’ 상대로 장관을 교체할 대외적 명분을 쌓아주려는 것이다.

◆ 북한 “우리는 건재하다”

또 최근 불거진 김정일 국방위원장 건강이상설과 후계자 지명설에 대응하려는 의도도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졌다는 소문이 지난해 9월초에 흘러나오면서 지배체제의 안정성에 의문이 제기되자 북한당국은 ‘사진 정치’를 통해 이를 잠재우려고 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군부대 시찰 사진을 지속적으로 공개해왔음에도 올 들어 장성택 후계자설, 김정남 후계자설, 김정운 후계자설이 익명의 소식통발로 연이어 국내에 보도되면서 불편해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위원장 일인 독재하에서 2인자인 후계자가 등장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체제에 대한 도전으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인민군 총참모부의 성명은 군 통수권자인 김 위원장의 지휘체계에 이상이 없음을 선언하는 것이다.

◆ 우리는 어디로?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15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작년 촛불 시위를 통한 정치위기에 이어 올해는 경제침체로 사회위기가 생길 수 있다"고 분석하면서 "체제를 흔드는 불순세력이 등장하는 파란만장한 한 해"가 될 것이라 예상했다.

공 최고위원의 예측처럼 인민군 총참모부가 직접 나서 ‘전면 대결 태세를 선언’하면서 인터넷 여론에서는 ‘이명박 정부 실패론’이 확산될 조짐이 벌써부터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성명서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남조선사회에서도 히틀러식독재로 지반을 꾸리”면서 “지탄하고 있다”는 구절이다. 우리사회 일각에서 일어난 ‘이명박 정부 실패론’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암시다. 인민군 총참모부의 발표는 여기에 기름을 끼얹은 겪이다.

◆ 진퇴양난의 우리 정부

우리 정부는 일단은 대응을 자제하는 ‘로우 키’(low key)'전략을 쓰겠다는 입장이지만 뒤집어 보면 별 다른 수가 없다는 것이다. 감정적 대응 자체가 북한의 꼼수에 말려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북한으로서는 남는 장사다. 북에 낮은 자세를 보이면 지지기반이 약한 이명박 정부로서는 그나마 남은 27%의 지지 세력마저 등을 돌릴 위험이 있다. 반대로 강경한 자세로 나가도 대북 정책 책임론을 비껴 갈 수 없다.

한나라당이 18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경제위기에 안보위기를 더함으로써 한국을 더 어렵게 만들어보겠다는 나쁜 속셈도 보이지만, 셈법이 틀렸다. 한국은 그렇게 허약한 국가가 아니다”고 한 것도 북한이 아픈 곳을 건드렸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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