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에서 힘 얻었나…'美, 연내 쿠바 정권 교체 추진'

쿠바 내부 인사 물색 나서
석유 공급 차단해 쿠바 정권 약화 계획
WSJ "베네수 모델 쿠바 적용 어려워" 지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데 이어 올해 연말까지 쿠바 정권 교체를 추진하기 위해 내부 협력자를 물색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쿠바 경제가 최대 후원자였던 마두로 대통령을 잃어 붕괴 직전의 취약한 상태라고 판단하고 있다. 쿠바는 1999년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베네수엘라산 석유를 경제 버팀목으로 삼아왔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 미국 대사관 앞에서 시위가 열린 가운데 쿠바인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고위 관리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쿠바에 석유 공급을 차단해 정권을 약화할 계획이다.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석유 공급 차단 시 쿠바는 수주 내 석유 고갈 위기에 처하고 경제가 사실상 멈춘다. 또 쿠바의 주요 외화 수입원인 해외 의료 파견 사업에 대해서도 비자 발급을 금지하는 등 제재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당국은 쿠바 공산주의 정권을 종식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고위 관리들은 전했다. 그러나 이들은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이 쿠바에 대한 강력한 경고이자 청사진이라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베네수엘라에서) 쿠바로 가는 석유나 돈은 더는 없을 것"이라며 "나는 그들이 너무 늦기 전에 합의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밝혔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쿠바 망명자 및 시민단체들과 접촉하며 현재 내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협상에 나설 인물을 찾고 있다. 지난 3일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에서 그의 최측근 정보원의 도움을 받은 것처럼 내부 정보원 찾기에 나선 것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쿠바의 공산주의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을 서반구 재편이라는 국가 안보 전략의 결정적인 시험대로 보고 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협력과 베네수엘라와의 합의를 성공 사례로 꼽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출신 관료는 트럼프 대통령이 카스트로 시대를 종식하는 것이 자신의 업적을 공고히 하고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이루지 못한 것을 달성하는 길이라고 믿고 있다고 WSJ에 전했다. 동시에 이는 쿠바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이 오랫동안 공언해 온 목표이기도 하다.

그러나 WSJ는 베네수엘라 모델을 쿠바에 적용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짚었다. 야권이 있고 한때 시위가 빈번했던 베네수엘라와 달리 쿠바는 1당 독재 체제로 정치적 반대 세력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여전히 피델 카스트로의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가 정권을 장악하고 있으며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이 국정을 운영한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최근 마두로 대통령을 경호하다 사망한 쿠바 경호 요원 추모식에 군복을 입고 참석해 "항복이나 굴복은 있을 수 없으며 강압이나 위협에 기반한 어떠한 형태의 합의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무부 고위 관리로 일했던 리카르도 수니가는 "이들은 훨씬 어려운 상대"라며 "미국 편에서 일해볼 유인이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국제부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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