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취재본부 이준경기자
광주광역시와 전남도의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교육계도 통합 시기를 두고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22일 광주전남 교육통합 관련 공청회와 토론회를 잇따라 개최해 의견 수렴에 나선다고 밝혔다. 전남도교육청도 지난 20일부터 전남도와 함께 공청회를 열어 도민과 교육가족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김대중 전남교육감과 이정선 광주교육감은 통합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시기 문제에서는 뚜렷한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다.
김대중 전남교육감(좌), 이정선 광주교육감(우)
김대중 교육감은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곧바로 통합 교육감을 선출하자는 '즉시 통합론'을 주장하고 있다. 김 교육감은 "행정 통합의 가치를 완성하려면 교육 통합이 필수적"이라며 행정 구역 통합과 보조를 맞춰야 정책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반면 이정선 교육감은 유예 기간을 두고 차차기 선거에서 통합해야 한다는 신중론을 제기했다. 이 교육감은 "재정적·제도적 뒷받침이 없는 상태의 통합은 현장 혼란만 부추길 것"이라며 충분한 숙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교육감의 입장 차이 배경에는 그동안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오마이뉴스 광주전라본부가 지난 19일 실시한 '통합 교육감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김대중 교육감이 20.8%로 1위를 차지하며 이정선 교육감(9.8%)을 오차범위 밖에서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정선 교육감은 광주 지역 응답자만을 대상으로 했을 때는 14.3%로 1위를 기록했다.
특히 리얼미터가 발표한 '2025년 12월 교육감 직무수행 평가'에서도 김대중 교육감은 53.6%로 전국 1위를 차지한 반면 이정선 교육감은 36.3%로 12위에 그쳐 대조를 보였다.
전남의 인구수가 광주보다 많고 김 교육감의 인지도가 높은 상황에 대한 위기감이 이정선 교육감의 신중론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통합에 대한 긍정적 전망도 적지 않다. 광주의 우수한 교육 인프라와 전남의 생태 교육 자원이 결합하면 수도권에 준하는 교육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통합 시 정부로부터 받을 재정 인센티브가 교육 여건 개선에 투입될 경우 지역 인재 유출을 막는 견인차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구 300만 규모의 메가 교육청이 탄생하면 교육 예산 규모가 커지고 우수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교육 시설 확충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통합 교육청 출범으로 광주와 전남의 교육 역량이 결집되면 지방소멸 위기를 교육으로 극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호남권 교육 발전의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아이들에게 더 나은 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면 통합을 환영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학부모는 "광주와 전남이 힘을 합치면 교육의 질이 높아지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부 교육계 인사들은 통합이 교육 정책의 일관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양 지역 교육청이 중복 투자하던 사업을 통합 운영하면 예산 절감 효과와 함께 교육 서비스의 질적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교직 사회는 광주 교사가 전남 오지로 발령받는 등의 인사 대혼란을 걱정하고 있다. 학부모들 역시 전남은 농어촌 특별전형 축소를, 광주는 학력 하향 평준화를 우려하며 지역별로 손익 계산이 분주하다.
교육계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도민들과 교육 구성원들의 합의"라며 "인사권 보호와 농어촌 교육 지원 정책이 특별법에 명문화돼야 통합의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