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권 8 대회서 74세 누른 92세 할머니…세계가 놀란 '역대 최고령 챔피언'

케어 e스포츠 협회가 연 2회 개최
일본을 넘어 해외서도 큰 화제

일본에서 열린 시니어 e스포츠 대회에서 92세 여성이 우승을 차지해 화제다. 24일 연합뉴스TV는 UPI, 스위치 뉴스 등 외신을 인용해 일본에서 개최한 '제12회 케어 e스포츠 컵 철권 8'에서 92세의 사카이 히사코 씨가 정상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92세 나이로 철권8 대회서 우승한 사카이 히사코 씨. 케어 e스포츠 협회

지난 17일 열린 이 대회는 65세 이상 시니어만 참가할 수 있는 e스포츠 대회로 일본 케어 e스포츠 협회가 주최해 연 2회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70대부터 9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니어 게이머들이 참가했으며, 종목은 반다이 남코의 최신 격투 게임 '철권 8'이었다.

사카이 씨는 결승전에서 74세의 스기야마 고로 씨를 상대로 2대 0 완승을 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사카이 씨는 캐릭터 클라우디오를 선택해 빠른 판단력과 안정적인 콤보 플레이를 선보였고, 리리를 고른 스기야마 씨는 연이은 공격에 결국 두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결승전을 앞두고 사카이 씨는 "우승 트로피를 노리고 있다"고 밝힐 만큼 강한 자신감을 보였으며, 이러한 각오는 실제 경기 결과로 이어졌다. 현장 중계 화면 속 사카이 씨의 플레이는 침착함과 노련함이 돋보였고, 관객과 시청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이번 우승은 일본을 넘어 해외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영국 게임 매체 게임리액터(GameRactor)는 사카이 씨를 "역사상 최고령 e스포츠 챔피언"이라고 소개했고, 미국 PC 게이머와 BVM 스포츠 등도 "e스포츠 역사에 남을 순간"이라며 이번 우승의 의미를 조명했다. 일부 매체는 "나이는 더는 게임의 장벽이 아니다"라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대회를 주최한 케어 e스포츠 협회는 2019년 코로나19 확산으로 고령층의 사회적 고립 문제가 심화하던 시기에 설립됐다. 초기에는 오셀로, 장기 등 보드게임 위주의 대회를 운영했으나, 이후 디지털 게임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시니어 e스포츠'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왔다. 협회는 게임이 고령층의 인지 기능 유지와 사회적 교류 확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92세의 나이에 e스포츠 무대 정상에 오른 사카이 히사코 씨의 우승은 게임이 더는 젊은 세대만의 문화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리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케어 e스포츠 협회 측은 "앞으로 개최 지역을 확대해 전국 규모의 시니어 e스포츠 대회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고령자들이 게임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슈&트렌드팀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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