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최대 ‘아파트 공화국’ 송파, 전국 상승률 1위 비결은 '육각형 입지'[부동산AtoZ]

20.72%로 전국 178개 시·군·구 중 최고
잠실 르엘 48억원 등 잠실권이 시세 주도
거여·마천 등 외곽 지역도 키맞추기 동시 진행
자연환경과 GBD 접근성, 개발 호재 등 '육각형 입지'

서울 송파구가 2년 만에 아파트값 상승률 전국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통, 학군, 편의시설, 자연환경, 직주근접, 재건축재개발 여력 등 좋은 입지의 여섯 요소를 두루 갖춘 '육각형 입지'가 수요자로부터 재평가를 받은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헬리오시티 전경. 아시아경제 DB.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송파구의 올해 누적 아파트값 상승률은 20.72%로, 집계 대상 시·군·구 178곳 중 가장 높다. 2위는 과천시(17.96%)로 3%포인트가량 차이가 난다. 아직 12월 집계가 남아있지만, 현재 흐름상 연간 상승률 1위로 마감할 가능성이 높다. 2023년 3.84%로 전국 상승률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2년 만에 '아파트가 가장 많이 오른 지역' 타이틀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는 경북 상주시가 12.93%로 1위였다.

송파구는 '아파트 공화국'을 상징하는 지역이다. 아파트가 16만4317가구로 서울 자치구 중에서 가장 많다. 헬리오시티(9510가구)를 비롯해 가구 수 기준 서울의 상위 10개 단지 중 6개가 송파구에 몰려있다. 잠실·신천동 일대와 거여·마천동 등 지역 내 가격 분포도 다양한 편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 랩장은 "송파는 서울의 대표적인 대단지 밀집 지역으로, 일부 고급 단지의 상승이 곧바로 구 전체 상승률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라며 "이런 지역이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는 것은 특정 단지 과열이 아니라 송파구에 대한 시장 인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의 중심에는 잠실동이 있다. 최근 잠실 르엘 전용 84㎡가 48억원에 거래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잠실주공5단지 전용 84㎡ 최고가는 지난해 34억2500만원에서 올해 45억5500만원으로 1년 새 33% 뛰었다. 잠실주공5단지는 재건축 이후 최고가가 60억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헬리오시티(가락동), 올림픽선수기자촌(방이동), 올림픽훼밀리(문정동) 등 각 동의 대표 단지들 역시 20~4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거여·마천 등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외곽 지역까지 '키 맞추기'가 동시에 진행되며 구 전체 상승률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가격 레벨 변화는 잠실의 위상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시장에서는 잠실을 압구정·반포와 함께 묶어 '압·반·잠'으로 부르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과거 방배·개포·잠실을 묶은 '방·개·잠'과 비교하면, 잠실의 입지가 한 단계 격상됐다는 의미다. 한강변 가치가 재평가되면서 압구정·반포에 집중됐던 프리미엄이 잠실로 확장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송파구 집값 강세의 배경으로 입지의 완성도를 꼽는다. 교통, 생활 인프라, 업무 접근성, 자연환경, 재건축·개발 여력 등 주거 가치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고르게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잠실은 한강과 올림픽공원, 석촌호수 등 서울에서 보기 드문 자연환경을 품고 있다. 강남업무지구 접근성도 뛰어나다. 여기에 잠실 MICE(회의·포상관광·국제회의·전시·박람회 등) 복합개발과 대규모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반포가 모든 요소에서 최상단을 찍는 '큰 육각형' 입지라면, 잠실은 1등은 없지만, 교통·자연·업무·개발 여력 등이 빈틈없이 채워진 '육각형'에 가깝다"며 "이런 입지는 어느 하나의 호재에 흔들리기보다 구조적으로 가격을 지지하는 힘을 가진다"고 분석했다.

건설부동산부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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