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영기자
햄버거와 샐러드에 폭넓게 쓰이는 양상추 가격이 치솟으며 유통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본격 출하 시기에 이상기후가 생산량을 크게 훼손하면서 공급난이 심화한 것이다. 일부 프랜차이즈에서는 궁여지책으로 양상추 대신 양배추를 넣은 햄버거를 판매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양상추 수급 대란으로 양상추와 양배추를 섞어 넣은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양상추 대란의 원인은 널뛰는 날씨다. 올해 폭염과 폭우, 갑작스러운 한파가 연이어 닥치며 강원·영남·호남 등 주요 산지의 생육 여건이 크게 악화했다. 특히 추석 전후 집중호우로 남부 지역의 품질이 급격히 떨어졌다.
수입도 여의찮다. 중국산 양상추는 주로 7~9월에 한정돼 들어오고, 10~11월은 국내산 출하가 늘어 수입 수요가 낮았던 탓에 즉시 확보할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공급 부족은 가격 폭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도매유통정보시스템 기준으로 양상추 1㎏ 도매가격은 5188원까지 뛴 상황이다. 이는 이달 1일(2400원)보다 116% 급등한 가격이다. 연초(1592원)와 비교하면 무려 225% 오른 셈이다.
이에 유통업계는 비상이다. 롯데리아는 일부 메뉴에서 양상추 대신 양배추를 넣어 채소 중량을 유지하는 임시 조치를 시행 중이다. 써브웨이도 최근 이상 고온 및 고습 기후 영향으로 샐러드 제품을 일시적으로 판매 중지한 상황이다. 급식업체인 삼성웰스토리는 양상추를 시장가에 맞춰 공급하겠다고 납품업체들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해에도 폭염의 영향으로 롯데리아와 맥도날드, 써브웨이 등 주요 프랜차이즈가 양상추와 토마토 공급 차질을 겪은 바 있다. 당시 맥도날드는 토마토 제공을 잠시 중단하고 무료 음료 쿠폰을 지급했고, 써브웨이는 샌드위치 토마토 제공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