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김문수 후보 지원 유세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개 지지에 대해 "믿기지 않는다" "사실상 우리를 도와주는 셈"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 후보를 향해서는 "정체성 모순"이라며 내란 세력과의 단절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광장에서 열린 서초구·강남구 유세를 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달 31일 유튜브 채널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이 8년 만에 대구 서문시장에 나타나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지원했다는 소식에 "진짜요? 거길 왜요?"라며 "장 보러 간 거 아닌가"라고 농담조로 반응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김 후보 지지를 명확히 표현했느냐"고 재차 물은 뒤, "제가 직접 본 것이 아니라 믿기지 않는다"며 놀라움을 숨기지 못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께 유영하, 강대식,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과 서문시장을 방문했다. 박 전 대통령이 서문시장을 공개적으로 찾은 것은 2017년 대통령직 파면 이후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은 정치적 발언은 따로 하지 않았지만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힘을 싣기 위해 나섰다는 게 중론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전광훈 목사가 주최한 집회에 김 후보 지지 호소문을 전달한 데 대해서도 이 후보는 "정치를 본인이 너무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우리로서는 고마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윤 전 대통령은 최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집회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6월3일 김문수 후보에게 힘을 몰아달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냉정하게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라며 "사실상 그들의 이런 행동은 우리를 돕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왜 그렇게 할까를 생각해보면, 과거에 '경제를 수사로 배웠다'고 했던 발언처럼 스스로 정치를 잘 안다고 착각하는 것 같다"며 "짧은 시간 안에 대통령이 된 경험이 자부심으로 이어진 듯하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 후보에 대해서는 "정체성이 분명하지 않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이번 선거는 내란 상태를 극복하기 위한 것인데, 김 후보는 오히려 그 이전으로 되돌리려는 입장처럼 보인다"며 "내란 수괴인 윤 전 대통령과 단절하지 않고, 극우 세력과도 함께하고 있으니 자가당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들도 '이게 뭐지?'라는 반응을 보일 것"이라며 "우리로서는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거듭 자신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