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육군 부사관과 그의 아내가 생일을 맞아 식당을 찾았다가 국민 생명을 구했다. 연합뉴스는 10일 육군 6사단 2여단 흑룡대대에서 복무하는 박경목 상사(45)와 아내의 사연을 전했다.
이들 부부는 지난달 17일 아내와 함께 강원 철원군의 한 중식당을 찾았다. 저녁 식사를 하던 중 다른 손님이 "119 불러주세요"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이에 부부는 곧장 소리가 난 주방으로 갔다. 주방에는 한 직원이 쓰러져있었다.
직원은 몸이 굳고 입술이 점차 파랗게 변하고 있었다. 박 상사의 아내는 정형외과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는 1급 응급구조사 자격증을 갖고 있었기에 즉시 직원의 흉부를 압박했다.
당시 쓰러진 직원의 고개가 마비된 듯 앞으로 꺾여 심폐소생술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에 박 상사는 바로 해당 직원의 고개를 젖혀 기도를 확보했다. 이 상태에서 심폐소생술이 이어졌다.
이내 직원의 얼굴에 혈색이 돌기 시작했다. 그는 거칠게나마 조금씩 숨을 쉬었다. 이들 부부는 119 대원들이 도착할 때까지 환자를 살폈다.
구급대원은 부부의 재빠른 대처에 환자의 골든타임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은 식당 사장에 "심정지 환자는 골든타임이 중요한데 심폐소생술을 바로 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식당 사장 역시 이들 부부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는 "(구급 대원이 다녀간 후) 군인 가족분들이 '많이 놀라셨을 텐데 정리 잘하고 들어가 쉬시라'고 인사하고 나갔다"며 "알고 보니 그날 생일이시라 밥 먹으러 가게에 왔는데 결국 다른 곳에 식사하러 가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놀라고 지친 마음에 감사 인사 한마디 제대로 못 드렸다"며 "오히려 저를 위로해주고 나가시던 그 모습이 떠올라 아직도 가슴이 먹먹하다"고 부연했다.
이들에 따르면 쓰러졌던 남성 직원은 회복해 이달 초 퇴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