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직 전공의 한꺼번에 몰리자…국방부, '입영대기자' 분류 항목 신설

의무장교 대상에 '현역 미선발자' 신설하는 훈령개정 추진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초과인원 발생…입영자원 관리 차원"

정부가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사로 입영해야 하는 의무장교 선발대상자 중 일부를 '입영대기자'로 분류해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올해 2월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정책에 반발해 사직한 전공의들이 내년 한꺼번에 입대를 신청하자 이를 조정하고 향후 군의관 자원 부족에 대비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아시아경제가 확인한 국방부의 '의무·수의 장교의 선발 및 입영 등에 관한 훈령 일부개정안'에 따르면 의무장교 선발대상자 분류체계에 '현역 미선발자(가칭)' 항목을 신설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예년엔 입영 대기자가 생길 상황이 아니었는데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워낙에 초과인원이 많이 발생하게 됐다"며 "'현역 미선발자'는 '보충역' 뿐만 아니라 현역 및 보충역으로 선발·판정되지 않은 '입영대기자'까지 모두 포함된 개념이며 병무청에서는 해당 인원들을 대상으로 보충역을 선발하고 입영 대기 자원을 관리하게 된다"고 훈령 개정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의무장교 선발 대상자는 군 내 양성이 어려운 의무 분야 현역 장교를 사전에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수련병원 등에서 소정의 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사람을 선발·관리한 후 장교 등으로 임용하는 제도다. 현행 훈령 제10조에 따르면 의무장교 선발대상자는 '현역(군의관)'과 '보충역(공보의·징병검사전담의사·전문연구요원)'으로 분류된다. 국방부가 의무장교 선발대상자 중 현역을 먼저 선발한 후 초과인원은 보충역으로 분류한다.

통상 의대생들은 본과를 졸업한 후 전공의 수련 과정인 인턴을 시작하기 전 '의무 사관후보생 수련 서약서'를 작성한다. 서약서를 쓰면 의무장교 선발대상자가 되기 때문에 일반병으로 입대할 수 없고, 전공의 수련기관에서 퇴직한 경우에도 병역법 제58조 및 병역법 시행령 제120조에 따라 의무사관후보생 입영대상자가 된다. 이런 규정에 따라 국방부는 매년 3월 군의관 700~800명, 공보의 250~500명 등 1000여명을 배치해왔다. 현재 군 미필인 남성 사직 전공의들은 대부분 의무장교 선발 대상자로 등록된 상태로 알려졌다.

다만 군의관과 공보의가 모두 충원된 상황에서 초과인원들에 대한 규정은 딱히 없는 실정이다. 통상 의무장교 선발대상자가 총 정원보다 부족했기 때문이다. 병무청 관계자는 "이전에는 보충역으로 분류된 이들이 (공보의·병역판정검사전담의사·전문연구요원) 소요인원보다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의무·수의 장교의 선발 및 입영 등에 관한 훈령' 일부개정안. 독자 제공

하지만 내년엔 수천 명의 사직 전공의들이 일시에 입대를 희망하면서 국방부가 군의관 수급 관리에 차질을 겪게 됐다. 현재 규정에 따라 군의관으로 배치된 인력을 제외하고 남은 모두를 보충역으로 넣을 경우 이들을 차후에도 군의관으로 선발할 수 없어 2~3년 후에는 오히려 군의관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훈령 개정을 통해 초과인원을 '현역 미선발자'로 분류하고 당장 내년이 아니더라도 차후 군의관으로 선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병무청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전공의 수련기관에서 사직한 전공의 중 의무장교 선발대상자는 3000여명이다. 이들이 한꺼번에 입대를 희망할 경우 통상적인 소요로 알려진 연간 1000여명을 크게 웃돈다. 병무청은 지난달 의무장교 선발대상자가 실제 입영까지 최대 4년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군 당국은 다만 의료계 일각에서 제기한 '정부가 사직 전공의들의 일반병 입대를 막으려 한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당초 의무장교 선발대상자로 병적에 편입된 순간 일반병 복무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병무청 관계자는 "수련 완료자와 중단자를 포함한 의무 사관후보생으로 병적에 편입된 모두는 병역법 따라 의무장교와 공중보건의 등으로 지정된 분야에서 병역을 이행해야 한다"고 했다.

국방부도 '초과인원으로 분류된 치과의사가 일반병으로 군 복무를 했다'는 소문에 대해 "의무사관후보생이 일반병으로 입대한 사례는 확인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바이오중기벤처부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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