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열기자
현대차가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9을 처음 공개한 골드스테인 하우스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꼽힌다. 20세기 중반 서구권에서 유행한 기능과 실용성을 중시한 건축양식이 특징이다.
미국인 사업가 제임스 골드스타인의 사저로 평소 외부에 공개된 장소는 아니다. LA 부촌 비버리힐스 언덕 위쪽에 있어 시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신차를 처음 공개한 장소로 이곳을 택한 건 현대차가 전동화 전환을 추진하는 가치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지성원 현대차 브랜드마케팅본부장(전무)은 20일(현지시간) "1991년 시작한 현대차 전기차 역사는 2016년 미래 모빌리티 연구를 위한 ‘프로젝트 아이오닉’을 시작으로 먼 길을 걸어왔다"며 "그 중심에는 고객에게 전동화 경험의 혁신을 선사하겠다는 브랜드 비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 톱3 브랜드로 자신감, 전동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골드스테인 하우스는 현재 사저로 쓰고 있지만 향후 LA카운티뮤지엄에 기증될 예정이다. 현대차가 이번에 아이오닉9을 출시하면서 내건 슬로건 ‘공간, 그 이상의 공감’과도 맞닿아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대형 SUV로 실내공간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복잡하게 얽힌 사회 속에서 단절감을 느끼는 고객이 공동체와 함께 머무르며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을 주요 마케팅 포인트로 삼았다.
지성원 본부장은 "아이오닉9 핵심은 고객이 각자 방식대로 누리는 유연한 공간을 구현하고자 했다"며 "대형 SUV가 연령대가 높거나 가족 고객일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젊은 층에서도 관심이 높다는 데이터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한 아이오닉9은 내년 초 한국을 시작으로 미국, 유럽 등 해외 각지에 출시될 예정이다. 현대차가 그간 강조했던 과거 유산(헤리티지)을 활용한 고객 소통에도 나설 방침이다. 지 본부장은 "미래로 이어질 헤리티지에 있어 아이오닉9은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현대차의 또 다른 강점은 ‘바퀴 위의 공간’을 기획하는 전문성으로, 아이오닉9의 공간은 이런 노하우를 집약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