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예원인턴기자
원로배우 한지일(76)이 기초생활수급자가 돼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실이 알려졌다.
한지일은 7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 출연해 자신의 근황을 알렸다. 그는 과거 100억원대 자산가였으나 호텔·영화 제작 등의 사업이 연달아 실패하며 전 재산을 잃었고, 지금은 서울의 한 임대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까지 일용직을 전전하다 거동이 불편해졌다고 고백했다.
한지일은 "톱스타가 땅에 팍 떨어지면 얼마나 괴로운 줄 아느냐"며 "스타들이 자꾸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유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인생의 파장이 심했다. 아버지를 모른 채 태어났지만, 어머니와 이모의 보살핌 속에 금수저로 자랐다"면서 "미국에서 어려운 생활도 하다가 고국에서 부귀영화도 누려보고 바닥도 쳤다"고 말했다. 그는 11평 남짓한 임대아파트에 대해 "걷기가 불편한 상태라 네 발자국, 다섯 발자국만 가면 모든 게 해결돼 오히려 편하다"며 "잘못 짚으면 쓰러질 수도 있다. 그래서 작은 집이 나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지일은 "최근 뇌 MRI를 찍으러 미국에 다녀왔다. (다리가 불편한 것이)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증상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와 겁이 났다"며 "이중국적 덕분에 지인의 도움으로 미국에서 검사받을 수 있었다. 다행히 큰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왜 내 몸이 이렇게 앞서서 걸어가는지 모르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겁이 난다"며 "2년 반 전에 허리 디스크 판정을 받았는데 일시적이라고 생각했지, 이렇게 오래갈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그는 "나도 이젠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며 "내가 이 조그만 집에서 고독사해 아무도 발견하지 못할까 봐 걱정된다. 그게 가장 두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지일은 1947년 황해도 연안군에서 출생해 인창고등학교, 경희대학교를 졸업했다. 1970년 광고 모델로 데뷔 후 영화 '바람아 구름아' 주연을 맡으며 스크린 활동을 시작했다. 이어 '경찰관' '도시로 간 처녀' '길소뜸' '아제 아제 바라아제' 등의 작품에 출연하며 명성을 얻었다. 1990년대에는 비디오영화 전문회사 '한시네타운'을 설립, 히트작 '젖소부인 바람났네'를 시작으로 300편 이상의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