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보고 있나?...'쓰레기 트럭' 타고 등장한 트럼프 '진짜 쓰레기는'

[美 선택 2024]

"내 쓰레기 트럭(garbage truck)이 마음에 드느냐."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을 불과 6일 앞둔 30일(현지시간) 경합주 위스콘신에서 '쓰레기 트럭'을 타고 형광색 작업용 조끼를 입은 채 등장했다. 앞서 트럼프 지지자들을 '쓰레기(garbage)'에 빗댔다는 논란에 휩싸인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꼬며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이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CNN방송에 따르면 형광 주황색 조끼를 입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캠프 슬로건을 붙인 흰 트럭 조수석에 앉아 기자들에게 "내 쓰레기 트럭이 마음에 드느냐. 이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와 조 바이든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 바이든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부끄러워 해야 한다"면서 "그리고 (해리스 역시) 그를 내버려 두면 안 되기에 부끄러워야 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자들이 쓰레기가 아니라면서 "진짜 쓰레기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뉴욕 유세에서 찬조 연설자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쓰레기 섬'으로 발언한 것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내가 보는 유일한 쓰레기는 그(트럼프)의 지지자들"이라고 말해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직후 바이든 대통령은 해당 찬조 연설을 한 코미디언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며, 모든 트럼프 지지자를 뜻하는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백악관 역시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당시 발언을 공개하면서 '지지자들(supporters)'이 아니라 '지지자의(a supporter’s)'라고 강조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지지자들을 쓰레기로 보지 않는다고 진화에 나섰다. 백악관이 공개한 스크립터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저 밖으로 떠다니고 있는 유일한 쓰레기는 그의 서포터의, 그의 라틴계 악마화, 비양심적인 것뿐이다. 그리고 그건 미국적이지 않다(The only garbage I see floating out there is his supporter's ? his ? his demonization of Latinos is unconscionable, and it's un-American)'고 발언했다.

하지만 트럼프 지지자를 쓰레기에 빗댔다는 논란이 이어지면서, 초박빙 구도의 대선 막판 표심에 여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리스가 전날 엘립스 공원에서 화려한 연설에 나섰을 때, 바이든은 백악관에 숨어 의도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모든 미국인들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그녀의 메시지를 짓밟았다"고 평가했다.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위스콘신 그린베이에서 유세를 앞두고 있다. 곧 이어질 이 자리에서도 그는 해당 발언을 거론하며 민주당 대선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을 겨냥한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리에는 NFL의 전설적 쿼터백 출신인 브렛 파브르가 워밍업 연설자로 나선다. 그린베이가 위치한 브라운 카운티는 공화당에 우호적인 지역이다. 2008년 버락 오바마 당시 후보의 첫 당선, 1996년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의 재선 때를 제외하고는 최근 모든 선거에서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승리했다.

같은 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밸트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 유세에서도 "바이든이 마침내 그와 카멀라가 우리 지지자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실토했다"고 반격했다. 또한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온 워싱턴포스트(WP),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 등이 올해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민주당 후보(해리스)가 좋지 않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레고 가수 니키 잼은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뉴욕 유세에서 찬조연설자인 코미디언이 푸에르토리코를 '떠다니는 쓰레기 섬'이라고 부른 것을 비판하며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그는 "푸에르토리코는 존중받을 만하다"며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모든 정치적 상황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부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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