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닉스, 날개없는 추락…수요예측 과열 부작용

스마트팩토리 물류 로봇 솔루션 업체
수요예측 흥행 성공으로 희망범위 상단 초과
공모가 4만원으로 9월30일 상장 이후 연일 하락

지난달 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제닉스 주가가 연일 뒷걸음질 치고 있다.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000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지만 상장한 지 한달도 안돼서 공모가 대비 30% 가까이 하락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닉스 주가는 전날 2만8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 대비 29% 하락했다. 상장 당일 기록한 고가 대비로는 56% 급락했다.

지난달 3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제닉스는 5만9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6만42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후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첫날 4만6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후 주가는 연일 하락하고 있다.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15% 오른 것을 제외하고는 1% 이상 주가가 오른 날이 하루도 없다. 개인은 제닉스가 상장한 이후로 22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평균 매수가 4만8450원을 기준으로 하면 평가 손실률은 40%에 달한다.

2010년 설립한 제닉스는 스마트팩토리에 필요한 무인 물류 자동화 시스템(AMHS)과 공장 자동화(FA)에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다. 제닉스는 지난해 매출액 613억원, 영업이익 3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8%, 72% 늘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 307억원, 영업이익 28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대비 90%에 해당하는 규모다.

AMHS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첨단 제조공장에 들어가는 물류 자동화 시스템이다. 제품 입고부터 운반, 보관, 포장, 출고까지 전과정에 대한 설비를 구축해 물자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옮겨 생산성을 개선한다. 제닉스는 최대 60t까지 적재 가능한 무인 이송 전기차량(AGV)의 하드웨어 기술을 확보했다. 이동할 때 장애물을 회피하는 실시간 자기위치 인식 기술(SLAM)과 같은 소프트웨어 기술도 갖췄다.

성장성이 큰 전방산업에 기술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수요예측 시장에서 흥행하는 데 성공했다. 최종 수요예측 경쟁률은 1052 대 1을 기록했다. 주관사인 신영증권은 제닉스 공모가 희망범위를 2만8000~3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수요예측 신청수량 기준 99.7%가 희망범위 상단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고 주관사와 제닉스는 공모가를 4만원으로 확정했다. 희망범위 상단보다 18% 비쌌다. 일반 투자자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결과 경쟁률 896 대 1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 3조원이 몰렸다.

상장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제닉스 주가 하락은 공모가 고평가 논란으로 이어졌다. 제닉스 적정기업 가치산정을 위해 신영증권이 제시한 비교기업은 로체시스템즈, 현대무벡스, 링크제니시스 등 3개사다. 제닉스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을 보면 로체시스템즈와 현대무벡스는 각각 3.4%, 4.8% 하락했다. 가장 큰 폭으로 내린 링크제니시스는 하락률 10.6%를 기록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 투자가는 최대한 많은 공모주 물량을 확보해 상장 첫날 파는 것만 고려한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할 수 있는 기관 투자가를 유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증권자본시장부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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