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00만원만 벌어도 만족'…'프리터족' 추구하는 청년 구직자들

44.8%는 "어쩔 수 없어서"
넷 중 한 명 "월 50만~100만원 번다"

직장을 다니지 않고 아르바이트만으로 생활하는 '프리터족' 청년들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한경닷컴은 잡코리아에 의뢰해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그 결과 설문에 참여한 구직자·대학생·아르바이트생 등 949명 중 자신을 프리터족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60.6%(575명)였다. 이는 잡코리아가 7년 전인 2017년 실시한 조사 결과인 56%보다 4.6%P 증가한 것이다.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영등포구, 한경협 중장년내일센터,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 영등포여성인력개발센터 주관 '2024 희망 행복 미래 취업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구직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프리터족 대부분은 2030 세대로, 전체 응답자 중 2030 프리터족은 85.7%(493명)나 됐다. 이 중 자발적으로 프리터족이 된 44.8%(221명)를 제외한 나머지 절반 이상은 어쩔 수 없이 알바로만 생활한다고 답했다. 이들이 프리터족이 된 결정적 이유는 취업난이다. 해당 연령대의 약 40%(200명·복수 응답)가 '취업이 어려워서' 프리터족이 됐다고 했다. 이 밖에도 '당장 생계비·용돈을 벌어야 해서' (37.1%), '조직·사회생활 없이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 (36.5%), '어학연수·대학원 등 특정 목적이 있어서' (14.8%) 프리터족을 택했다고 답했다. 또 '금전적 욕심이 없어서'(12.1%), '매일 출근할 수 없어서'(11.8%) 프리터족이 됐다는 응답도 있었다. 최저임금 인상도 프리터족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알바로 받는 최저시급만으로 생활이 가능할 것 같아서 프리터족이 됐다는 응답자는 48명(8.3%)이었다.

2030 프리터족의 월수입은 50만원 미만부터 300만원까지 천차만별이었지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응답은 월 50만~100만원 미만(27.6%,136명)이었다. 그다음으로는 ▲월 100만~150만원 미만(24.5%) ▲월 150만~200만원 미만(19.3%) ▲월 200만~250만원 미만(8.5%)의 순이었다. 월 250만~300만원 미만이라고 답한 비율은 2.6%였다.

지난 5월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입장을 위해 등록데스크 앞에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프리터족 생활 만족도는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만족한다는 응답은 36.5%(180명)로 불만족(21.1%·104명)보다 높았고, '보통'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42.4%였다.

프리터족이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보는지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대부분인 90%(854명)가 '그렇다'고 답했으며, 10%(95명)만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증가를 예상하는 이유로 '조직·사회생활에 싫증을 느끼는 젊은 세대가 많아서'가 56.2%(480명·복수 응답)로 가장 많았다. 이 밖에도▲정규직 취업이 어려워서(52.6%) ▲최저임금이 매년 상승해서(33.5%) ▲현재의 행복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가 많아서(25.5%), ▲알바 일자리가 증가할 것 같아서 (3%) 등의 답이 뒤따랐다.

프리터족은 '자유로운'이라는 뜻의 영어단어 '프리(Free)'와 '노동자'를 뜻하는 독일어 '아르바이터(arbeiter)'를 합성한 말이다. 1990년대 초 버블경제가 붕괴한 뒤 일본에서 직장에 다니지 않고 아르바이트로만 생계를 잇는 청년들을 일컫는 말로 만들어진 신조어다.

이슈&트렌드팀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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