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손잡은 미디어텍, 인텔·AMD·퀄컴에 'AI PC 전쟁' 선포[대만칩통신]

ARM 아키텍처 바탕 내년부터 양산
x86 기반 인텔·AMD 연합과 전면전
같은 ARM 계열 퀄컴과도 경쟁 예고

대만 최대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 미디어텍이 미국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와 함께 ARM 설계를 바탕으로 개발한 AI PC 프로세서 양산에 돌입한다. 인텔과 AMD가 주도하는 'x86' 기반 AI PC 프로세서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이미 ARM 설계 기반 AI PC 프로세서를 납품하고 있는 퀄컴과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미디어텍과 엔비디아는 AI PC 프로세서 설계를 완료했고 내년 하반기부터 TSMC의 3㎚(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을 통해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미디어텍은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미디어텍과 엔비디아가 공동 개발한 이 AI PC 프로세서는 미디어텍 중앙처리장치(CPU) 기술과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술을 결합해 만들었다.

[이미지출처=미디어텍]

업계 기대도 크다. 이 프로세서는 내년 출시 이후 레노버, HP, 델, 에이수스 등 주요 PC 브랜드에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미디어텍은 구글의 크롬OS를 탑재한 저가 노트북 크롬북(Chromebook)을 중심으로 PC 시장에 진출했다. 이번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AI PC 프로세서 시장으로 영역을 넓혔다. 이미 ARM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AI PC 프로세서 시장에 진출한 퀄컴과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퀄컴은 스냅드래곤 X 시리즈를 통해 주요 PC 브랜드에 공급하고 있다.

이번 개발은 기존 x86 기반 프로세서 시장이 ARM 아키텍처 기반 칩과의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x86은 1978년 인텔이 고안한 CPU 설계 방식이다. CPU는 컴퓨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장치이고 x86과 ARM은 CPU가 어떻게 설계되고 작동하는지를 정의하는 설계 방식이다. x86은 고성능 컴퓨터(데스크톱, 노트북, 서버 등)에 주로 사용된다.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인 ARM의 설계 방식은 주로 스마트폰, 태블릿 같은 저전력 장치에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ARM 방식의 CPU가 PC 시장까지 침범하면서 이제 퀄컴뿐만 아니라 미디어텍과 엔비디아의 협력 제품도 시장에서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텍은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칩셋 시장 강자다. 미디어텍은 이번 AI PC 프로세서를 통해 크롬북 시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반 PC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게 된다. 엔비디아는 이미 독립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다지고 있으며 이번 미디어텍과의 협력을 통해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텍은 현재도 크롬북용 칩셋을 개발해 에이수스, 레노버, HP, 에이서 등과 협력하고 있다. 태블릿 PC용 칩셋도 생산 중이다. 또한 올해 9월 엔비디아의 G-SYNC 기술을 미디어텍의 디스플레이 칩에 통합하는 협력을 진행해 게이밍 모니터의 성능을 크게 향상했다.

미디어텍과 엔비디아는 차량용 스마트 시스템 개발에서도 협력하고 있다. 두 회사는 미디어텍의 시스템 온 칩(SoC)과 엔비디아의 GPU 및 AI 기술을 결합해 차세대 스마트 자동차를 위한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양사는 세계 자동차 산업에 차세대 스마트 커넥티드카를 위한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디어텍과 엔비디아의 협력은 AI PC 시장을 넘어 게이밍과 차량용 시장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두 회사의 기술 결합은 AI, 게이밍, 자동차 등 여러 분야에서 경쟁을 더욱 심화시킬 전망이다.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리멍샨·종후이링 기자/번역=아시아경제

산업IT부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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