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일부 청소년과 학부모 사이에서 '공부약'으로 불리는 ADHD(주의력 결핍 과다행동장애) 치료제의 처방이 3년 새 두 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어린이·청소년에 처방된 ADHD(주의력 결핍 과다행동장애) 치료제의 처방이 3년 새 두 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ADHD 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는 10대 이하 연령층에 의료용 마약류로 분류하는 약물이다.
백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메틸페니데이트를 처방한 사례는 총 12만5739건이었다. 이는 2020년 총 6만5685건에서 96.5% 증가한 것으로, 불과 3년 새 두 배 가까이 처방이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다른 의료용 마약류 처방 증가율 현황을 보면 진통제는 5.1%, 최면 진정제 18.6%, 마취제 30.4%였다. ADHD 처방 사례 증가율이 다른 의료용 마약류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ADHD 치료제는 고3 수험생 등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 '공부약'으로 잘못 알려져 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ADHD 증상이 없어도 치료제를 처방받는 방법이 올라오기도 하며, 일부 학부모들은 이 약을 불법으로 구해다가 자녀들에게 복용하게 한 사례도 있다. 특히 해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이 같은 양상이 두드러진다.
2020년 식약처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ADHD 치료제의 처방 사례는 수능을 앞둔 10월에 가장 많았다. 이에 대해 지난해 8월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실은 이 약의 지역별 처방 건수가 교육열이 높은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와 노원구에서 두드러지게 많았다고 발표했다.
ADHD 환자가 아닌 청소년이 각성제로 메틸페니데이트를 복용하면 두통, 불안감, 환각, 망상, 자살 시도 등 부작용을 겪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메틸페니데이트 장기 투약자는 미투약자보다 신장이 약 2.5㎝ 작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더구나 전문가들은 해당 약물은 ADHD 때문에 학습 장애를 겪는 어린이·청소년들이 복용할 때 효과가 있는 것이지 장기 복용 시 학업 성적을 향상한다는 연구 결과는 나와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치료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상 '나'등급으로 분류되는데, 이는 오남용 우려가 심하고, 남용할 경우 심한 신체적·정신적 의존성을 일으키는 약물에 해당한다.
백 의원은 "ADHD 치료제의 무분별한 처방과 오남용이 아이들의 건강과 사회안전망을 위협할 수 있다"며 "수험생들이 '공부약'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있는 만큼 약의 부작용과 중독 위험성을 확실히 인식시키는 교육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