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떨어지자…생산자물가도 9개월만에 첫 하락

국제유가 하락에 8월 생산자물가 -0.1%
9월에도 유가 하락 영향으로 물가안정 전망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생산자물가가 9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끼치는 만큼 향후 소비자물가가 안정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생산자물가지수가 하락한 것은 지난해 11월 -0.4%를 기록한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연중 내내 상승세를 보이던 생산자물가가 하락한 것은 지난달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공산품 물가가 전월 대비 0.8%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전월 대비 7.4% 하락했다. 공산품을 세부 품목별로 보면 석탄 및 석유제품 물가(-4.0%), 1차금속제품(-1.5%), 화학제품(-0.6%) 등이 하락세를 보였다.

이문희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공산품 물가가 내리면서 8월 생산자물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며 "공산품은 생산자물가지수 가중치가 50%에 달할 정도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생산자물가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향후 소비자물가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생산자물가는 보통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이 팀장은 "국제유가가 9월에도 전월 대비 하락세를 보여서 물가는 하방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농산물 가격 추이나 9월 공공요금 조정 등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공산품을 제외한 농림수산품(5.3%),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1.2%) 등 다른 주요 생산자물가는 지난달에 오름세를 보였다. 농림수산품의 경우 농산물이 전월 대비 7.0%, 축산물은 4.2% 상승했다. 식료품은 전월 대비 2.5%, 신선식품은 9.7% 올랐다. 이 팀장은 "8월 폭염의 영향으로 채소가격이 많이 상승하면서 농산물 물가도 뛰었다"고 밝혔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 공급물가지수도 전월 대비 0.5% 하락했다. 최종재(0.1%)가 올랐으나 중간재(-0.8%) 및 원재료(-0.3%)가 하락한 영향이다. 국내 출하 산물에 수출품까지 더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총산출물가지수는 공산품(-1.5%)이 하락하면서 전월 대비 0.7% 떨어졌다.

8월 생산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로는 1.6% 올라 5월(2.3%), 6월(2.5%), 7월(2.6%) 등 이전에 비해 둔화됐다.

경제금융부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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