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코인 '홍채 데이터, 인간 인증에만 활용…韓 관련법 준수'

키어런CPO "AI 시대 챗봇-인간 구분 중요"
"홍채 데이터 비식별화…개인정보 보호"

홍채 촬영 등 개인정보 수집으로 규제당국 조사를 받은 월드코인 개발사가 국내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채 데이터는 챗봇이 아닌 '실제 인간'임을 인증하는 목적으로만 활용하고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기술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4일 데미안 키어런 툴스포휴머니티(Tools for Humanity·TFH) 최고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는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월드코인 프로젝트와 관련 기술을 소개했다.

데미안 키어런 툴스 포 휴머니티 최고 개인정보보호책임자가 4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4 AI 시대 개인정보 보호 정책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기조연설 하고 있다. 툴스 포 휴머니티는 '월드코인' 프로젝트를 위한 툴을 개발하는 기술 기업이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TFH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공동 창업자로 참여한 회사다. 지난해 홍채 인식 기반 가상자산인 '월드코인'을 출시해 관심을 받았다. TFH는 '오브(Orb)'라는 홍채 인식 기구를 통해 개인의 홍채를 데이터를 얻고 실제 사람인지 확인되면 '월드 ID'를 생성해준다. 사용자는 이 ID로 가상자산 지갑인 '월드 앱'에서 월드코인을 보관할 수 있다. 올해 초 국내 10여 곳에서도 홍채인식 정보를 수집하면서 등록자가 몰렸다.

그러나 지난 2월 개인정보 수집으로 논란을 사면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조사를 받았다.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월드코인의 민감 정보 수집·처리 과정이 적합했는지 여부와 개인정보를 국외로 이전하는 과정 등에 대해 살펴봤다. 조사를 마무리 짓고 조만간 제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키어런 CPO는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려우나 지난 수개월 간 당국과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기술 자체가 아주 복잡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TFH는 월드코인 시스템이 합법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채 데이터를 비식별화하고 있으며 이를 사용자 고지 및 동의 절차를 거쳐 해외로 이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오브는 촬영한 홍채 정보에서 0과 1로 이뤄진 코드를 획득한 뒤 암호화 과정을 거쳐 파편화된 형태로 저장한다. 오브 자체에서 홍채 정보를 모두 처리하기 때문에 중앙 서버에 저장하지 않는다. 오브 자체에서도 3~5초가량 정보 처리 과정을 거친 후 정보를 삭제한다. 파편화된 데이터는 모든 데이터베이스(DB)를 공격하지 않으면 원래 코드로 복원이 불가능한 구조라는 게 TFH의 주장이다.

그는 "인공지능(AI) 시대에는 인간과 챗봇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만든 시스템"이라며 "월드코인의 프라이버시 자체가 우리의 상품이기 때문에 이를 판매하거나 활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TFH는 월드코인 시스템을 실제 인간임을 증명하는 목적으로만 활용한다. 금융 거래뿐 아니라 이메일, 메신저, 화상회의 등 온라인 공간에서 AI가 아닌 인간임을 증명할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키어런 CPO는 "한국에서는 온라인 거래 시 주민등록번호를 쓰지만 이는 글로벌 확장성이 없다"며 "디지털 세상에서 보다 신뢰성 있는 신원 인증 도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산업IT부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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