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철영기자
저축은행의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대손비용 증가로 손실이 확대된 가운데 고정이하여신비율(부실채권비율)은 11%를 넘어서며 두 자릿수대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은 연체채권 정리를 유도하는 한편 연체정리가 미흡한 금융사에 대한 경영실태평가를 실시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30일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저축은행의 손실은 3804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65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율 상승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 기준 강화로 대손비용이 전년 대비 3962억원(20.5%)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도 전반적으로 악화했다. 연체율은 8.36%로 지난해 말 대비 1.81%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4.80%로 지난해 말 5.01% 대비 0.21%포인트 하락한 반면 기업대출 연체율은 11.92%로 3.90%포인트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1.52%로 지난해 말 7.75% 대비 3.77%포인트 상승했다.
총자산은 120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5.1% 줄었다. 영업실적 악화 등에 따른 보수적인 영업 전략으로 기업 대출 위주로 대출 자산이 감소한 결과다. 기업대출 규모는 58조9000억원에서 51조8000억원으로 7조1000억원 감소했다. 이어 수신 규모는 100조9000억원으로 6% 가까이 줄었고, 자기자본은 적자 지속으로 2.0% 감소했다.
다만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5.04%로 지난해 말 대비 0.69%포인트 상승해 규제 비율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적자를 실현했지만, 자본확충 등으로 자기자본이 1.3% 소폭 감소하고, 위험가중자산도 5.8% 큰 폭으로 줄어든 데 따른 결과다.
아울러 신협, 농협, 수협 등 상호금융조합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6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3% 급감했다. 신용사업부문 순이익은 대손비용 증가로 1조126억원(26.9%) 감소했고, 경제사업부문은 농수산 판매수익 증가로 적자 규모가 지난해 상반기 1조7472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6892억원으로 소폭 축소됐다.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상승했다. 6월 말 연체율은 4.38%로 전년 말(2.97%) 대비 1.41%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1.99%로 작년 말(1.53%) 대비 0.46%포인트 올랐고, 기업대출 연체율은 6.46%로 작년 말(4.31%) 대비 2.15%포인트 높아졌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4.81%로 올해 들어 1.40%포인트 상승했다.
6월 말 기준 총자산은 기업대출이 지난해 말 대비 11조2000억원(2.4%) 늘어난 744조원을 기록했다. 총 여신은 513조7000억원으로 0.7% 증가했고, 총수신은 637조2000억원으로 2.9% 늘었다. 한편 순자본비율은 8.01%로 지난해 말 대비 0.12%포인트 하락했으나 최소규제비율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희성 금감원 건전경영팀장은 "저축은행·상호금융 업권 모두 실적 악화에도 자본확충 등으로 자본비율은 규제 비율을 크게 상회하는 등 손실흡수 능력은 양호한 수준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PF 부실 사업장 경·공매 등 실질적인 연체채권 정리 확대 유도하고 연체정리가 미흡한 금융회사에 대한 경영실태평가 실시 등을 통해 건전성 관리를 계속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