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기자
신용카드 결제 등 실시간 소비 데이터를 활용해 추정한 결과, 올해 하반기부터 재화소비가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2분기 소폭 둔화했던 민간소비는 3분기부터 완만한 개선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 : 빅데이터 기반 소비패턴 분석과 전망'에 따르면 신용카드 결제·인터넷 검색·뉴스 보도 등 실시간 소비 데이터를 결합해 7월 말 기준 소비관성을 분석한 결과, 재화 소비는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추정됐다. 서비스 소비는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민간소비는 2분기 소폭 둔화 이후 완만한 개선세를 지속하고 소비자물가(CPI)는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간소비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효율적인 통화정책 수립을 위해 신속·정확하게 소비를 전망할 필요성이 커졌다. 그러나 민간 경제주체의 소비 활동은 산업 부문과 달리 소매판매, 가계동향조사 등 공식 통계에 의존하고 있어 신속한 파악이 쉽지 않고 월별 소매판매와 서비스 생산 등 속보성 지표도 1개월의 공표 지연으로 실시간 전망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은 경제모형실은 빅데이터, 생성형 모형 등 최신 기법을 활용한 민간소비 단기전망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한은이 구축한 민간소비 단기전망 모형은 소비패턴을 보여주는 신용카드 결제 데이터와 인터넷, 뉴스 보도 등 서술 데이터를 결합해 동월 혹은 동분기의 소비 동향 정보를 제공한다.
모형을 통해 살펴본 결과, 당월 민간소비의 변동은 약 88%가 관성적인 소비(소비관성)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관성이란 계절에 따른 주기적인 지출이나 계획된 소비, 트렌드의 지속으로 관성적으로 소비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그러나 전망 시계가 길어질 경우, 관성적 소비보단 거시경제 여건 변화(소비조정)의 영향력이 커졌다. 소비조정이란 소비관성에 의해 설명되지 않는 부분으로 가계소득, 정부의 공적 이전, 소비심리, 이자비용 등에 영향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를 작성한 서범석 한은 경제모형실 거시모형팀 과장은 "이번 보고서는 고빈도 빅데이터에 기반한 실시간 소비 나우캐스팅(Nowcasting) 시스템을 제시해 한은의 분기별 경제전망과 효율적인 통화정책 수행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한은은 앞으로도 신속하고 정도 높은 경기판단 및 전망을 위해 다양한 빅데이터와 최신기법을 활용한 모형개발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