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선진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미수 사건 발생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친(親)가상화폐 대선 후보를 자처해 온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입성 가능성이 높아진 영향이다. 월가에서 가상화폐에 대한 입장은 낙관론과 비관론으로 극명하게 나뉘지만, 올해부터 관련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이 미 증권당국으로부터 이뤄지고 있는 만큼 분명 금융시장 제도권으로 편입되고 있는 건 확실해 보인다. 이 가운데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가상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를 정리해 보도했다.
에어드롭(airdrop): 가상화폐를 무상으로 나눠주는 행위를 뜻한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쇼핑할 때 점원이 새로운 몇몇 샘플을 나눠주는 것처럼, 신규 가상화폐 발행자가 투자자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에어드롭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에이프드 인(aped in): 충분한 시장 조사 없이 가상화폐에 상당한 금액을 넣는 행위를 말한다. 보통 상승장을 놓칠 것이란 두려움을 일컫는 ‘포모(FOMC) 현상’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레프트 커브(left curve): 가상화폐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투자자들. 때때로 이들이 가상화폐 투자에서 큰 성과를 낼 때가 많아 노련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들을 존경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비트코인 극대주의자(bitcoin maximalists): 비트코인만이 유일하고 가치 있는 가상화폐라고 믿는 투자자들을 일컫는다. 이들은 비트코인의 엄청난 가격 변동성에 따른 우려에도 이 같은 비전을 갖고 비트코인에 투자한다. 반대론자는 노미(noemie)라고 부른다.
호들(hodl): 가상화폐를 팔지 않고 계속 보유하고 할 것을 권하는 인터넷 밈 용어. 2013년 비트코인토크 포럼에서 한 참가자가 ‘hold(홀드)'를 잘못 사용한 것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크립토 브릿지(crypto bridges): 서로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연결해주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말한다. 실시간으로 변하는 가상화폐 간 교환을 용이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크립토 겨울(crypto winter): 가상화폐 시장 침체를 뜻하는 용어로, 2018년 가상화폐 시장이 최대 88% 쪼그라들었을 때 처음 쓰였다. 반대의 뜻은 크립토 봄.
콜드 스토리지(cold storage)·핫 월렛(hot wallet): 가상화폐 바로 출금이 불가능한 오프라인 저장소를 콜드 스토리지라고 하고, 거래소 등 온라인을 통해 바로 출금이 가능한 저장소를 핫 월렛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콜드 스토리지에 보관된 가상화폐의 탈취가 더 어렵다.
디앱(dapp):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앱. 모든 정보를 중앙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는 전통 앱과 달리, 디앱은 정보를 블록체인에 저장하기 때문에 투명성을 제공할 수 있다.
다이아몬드 핸즈(diamond hands): 가상화폐가 폭락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상승을 믿고 매도하지 않는 투자 행위. 미국 커뮤니티 레딧 등에서 다이아몬드와 손 이모티콘을 조합해 사용한다.
가스(gas): 블록체인 거래 시 채굴자에게 주어지는 소정의 수수료. 채굴자의 연산작업이 복잡해지면 이 같은 수수료도 늘어난다.
반감기(halving): 가상화폐 채굴자가 받는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 대표적으로 비트코인은 희소성을 유지하기 위해 4년마다 반감기가 진행되는 구조로 설계됐고, 지난 4월 네 번째 반감기가 적용됐다. 반감기는 가상화폐의 장기적 상승을 이끈다는 분석이 많다.
밈코인(memecoins): 비트코인, 이더리움처럼 특정 기술적 설계로 만들어진 가상화폐와 달리, 재미로 만들어진 가상화폐. 하나의 예로 일본 대표 견 시바견이 그려진 도지코인이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21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도지코인을 찬양하자, 급등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밈코인의 시장 가치는 지난 3월 500억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불가능한토큰(NFT): 블록체인 기술로 디지털 자산의 소유주를 증명해주는 가상토큰을 말한다. NFT 시장은 2022년 정점을 찍었다.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비트코인처럼 변동성이 높은 가상화폐의 단점을 보완해 고정 가치로 발행되는 가상화폐. 2022년 대폭락 사태로 가상화폐 시장을 뒤흔든 테라·루나가 대표적이다. 발행자 권도형은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끼친 혐의로 도피생활을 시작했고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뒤 범죄인 인도 재판을 이어가며 계속 현지에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