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빔테크놀로지, 기업가치 산정방식 적정하나

세계 선두권 업체 비교기업으로 선정
기술특례로 상장 추진…흑자 전환 시기 예상 어려워
상장 이후 투자시 꼼꼼한 확인 필요

생체현미경 개발업체 아이빔테크놀로지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대표 주관사인 삼성증권은 아이빔테크놀로지 적정 기업가치를 산정하기 위해 비교회사를 미국의 브루커와 독일의 칼자이스메디텍 등 2개사를 선정했다. 사업 모델이 비슷한 국내 상장사를 찾기 어려워 비슷한 제품군을 갖춘 해외 기업으로 대체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세계 선두권 업체와 비교해 기업가치 산정이 이뤄지는 만큼 세심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이빔테크놀로지는 기업공개(IPO)를 위해 신주 223만4000주를 발행한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7300~8500원이며, 다음 달 15일부터 19일까지 5영업일 간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공모가를 확정한다. 공모규모는 163억~189억원이다.

2017년 창업한 아이빔테크놀로지는 일체형 생체현미경 장비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인 김필한 대표는 생체현미경(IVM)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생체현미경은 살아있는 생체 내부의 미세 구조를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첨단 레이저광학 현미경 장비다. 자기공명영상장치(MRI)보다 해상도가 100배 높다. 표적세포 및 약물 움직임을 생체 내 미세환경에서 직접 추적 분석할 수 있다. 신약후보 물질의 생체 내 전달 과정과 효능을 평가하는 데 활용한다. 서울대 의과대학, 하버드 대학, 존스홉킨스대학, 매사추세츠주립대학 등 세계적인 연구기관에 공급했다. 지난해 매출액 45억원, 영업손실 29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재무적 기준과 사업의 유사성 등을 반영해 브루커와 칼자이스메디텍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아이빔테크놀로지 가치를 산정했다. 다만 기업 규모의 차이 및 부문별 매출 비중 차지, 비교기업 선정 기준의 임의성 등을 고려했을 때 적합한 비교기업 선정이 아닐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브루커는 1960년 설립한 생명과학 연구 장비 및 솔루션 개발업체다.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적으로 질량분석기, 원소 분석기, 현미경, 현미경용 나노기기, 공정 분석 기술 등 생명과학을 연구하는 데 필요한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8500명 이상의 직원이 전 세계 90개 이상의 지점에서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29억6500만달러, 영업이익 4억8200만달러를 기록했다.

다국적 의료 기업 칼자이스메디텍은 의료용 확대경, 수술실용 이미징 장비, 방사선 치료 시스템, 수술용 현미경, 생체현미경 등 의료 시각화 솔루션 등을 제공한다. 지난해 매출액 20억8900만유로, 영업이익 3억6300만유로를 달성했다.

브루커와 칼자이스메디텍 매출 규모가 3조~4조원에 달하는 데다 전 세계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선두권 업체다.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29.7배다. 아이빔테크놀로지는 순손실을 기록 중이라서 2026년과 2027년 당기순이익 추정치를 바탕으로 현재 가치를 산출했다. 아이빔테크놀로지는 내년부터 데모용 장비당 25곳의 고객 접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인공지능(AI) 의료기기 출시도 고려해 내년에는 흑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술성장기업 특례(기술특례)로 상장을 추진하기 때문에 성장성을 바탕으로 적정 공모가를 산정한다. 상장 첫날 변동폭을 확대 적용한 이후 공모가 거품에 대한 지적이 많아지고 있다. 공모주를 받아서 상장 첫날 매도했을 때 수익을 낼 가능성이 크다 보니 높은 가격에도 인수하려는 기관투자자가 많아졌다.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이 부진한 신규 상장사가 적지 않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술특례 업체에 대해서는 꼼꼼하게 살펴본 후 투자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적정 기업가치를 산정하기 위한 가정이 많아서 실제로 성과가 나오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권자본시장부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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