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민기자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3일 개막한 ‘컴퓨텍스 2024’ 기간까지 약 2주간 대만에서 ‘광폭 행보’를 소화하고 있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대만 현지 언론들이 연일 상기된 반응을 내놓고 있다. 황 CEO와 관련된 소식이 신문 1면에 대서특필되고 그의 말과 행동이 대만 기업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집중적으로 취재해 지면 대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황 CEO가 대만 타이베이 국립대만대학교에서 한 컴퓨텍스 기조연설을 한 지난 2일을 기점으로 보도는 정점에 오른 분위기다. 대만 유력경제지 ‘공상시보’는 3일자에 황 CEO가 한 컴퓨텍스 기조연설 관련 내용을 1면과 3면에 크게 다뤘다. 1면 상단에는 "황런(젠슨 황의 중국식 이름)이 대만에서 AI혁명을 시작"이란 큰 제목 아래 황 CEO가 최초로 공개한 차세대 인공지능(AI) 그래픽 처리장치(GPU) 플랫폼 ‘루빈’에 대한 설명과 앞으로 진행될 엔비디아의 프로젝트 등을 전했다. 바로 아래에는 "로봇시대, 엔비디아 스마트공장 사업 변혁"이란 제목으로 황 CEO가 기조연설 때 선보인 AI 로봇을 통해 공장의 생산라인들이 보다 스마트해지고 생산성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는 내용을 정리해서 보도했다. 이 신문은 9개 기업의 시가 총액 합계가 116조4800억 대만달러(약 4957조3888억원)라고도 덧붙였다.
3면에는 2026년 출시를 예정으로 한 엔비디아의 루빈 GPU가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TSMC의 공정 제품이 채택될 것이란 내용의 기사를 가장 위에 크게 쓰고 이를 계기로 황 CEO가 대만에 40개 이상의 생산 공정을 확보하는 등 대만을 AI 사업의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취지의 보도로 이어갔다.
황 CEO는 이보다 앞선 지난달 30일 대만 IT업계 최고 경영진들과 비공개로 만찬을 가졌다. 만찬은 황 CEO가 주최한 것으로 전해진다. 류양웨이 폭스콘(홍하이정밀공업) 회장, 퉁쯔셴 페가트론(和碩) 회장, 인벤택(英業達), 퀀타 그룹, 델타일렉트로닉스, 위스트론, 청화텔레콤 등 CEO 14명이 참석했다. 황 CEO는 만찬이 끝난 후 "이번 만남에서 차세대 글로벌 과학기술 산업의 구축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같은 날 현지 영자신문 ‘타이베이 타임스’도 "엔비디아의 황이 연설에서 AI의 새로운 시대를 알렸다"며 긴 기사를 1면에 실었다. 이 신문은 "컴퓨텍스 행사를 앞두고 마련된 연설에서 ‘록스타’ 리셉션‘을 가졌다"고 황 CEO의 기조연설을 표현했다. 검은색 재킷을 입고 무대에 올라 화려한 조명 아래 새로운 AI GPU 루빈을 공개한 모습을 록스타에 비유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