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앞 화단서 튤립 훔쳐간 범인은?

해마다 봄철이면 꽃 도둑 기승
최고 징역 6년형 절도죄 해당

해마다 봄철이면 공원 등지에서 꽃 도둑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최근 경기 용인시의 한 카페에서 화단에 심어놓은 튤립을 도둑맞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22일 JTBC '사건반장'은 지난 16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제보자로부터 한 남성이 자신의 카페 화단에 심어놓은 튤립 6송이를 훔쳐 갔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폐쇄회로(CC)TV에 기록된 절도 용의자의 모습을 보면 인적이 드문 어두컴컴한 밤길, 카페 앞 화단으로 다가온 이 남성은 바로 화단을 향해 손을 뻗어 꽃송이를 한 움큼 뽑아갔다.

서울 시내 화단에 심은 튤립의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제보자는 이 남성이 튤립 6송이를 훔쳐 갔다고 주장했다. 이 꽃들은 제보자의 어머니가 심어놓은 것이었는데, 사건 발생 전 한 남성이 가게를 찾아와 제보자의 어머니에게 "꽃을 좀 주면 안 되냐"라고 요구했다가 거절을 당한 일이 있었다. 이에 제보자는 "어머니가 말했던 낮에 본 남성이 (꽃을 훔친) 그 남성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현재 제보자는 해당 화단에 '꽃을 돌려주지 않으면 법적조치를 하겠다'라는 내용의 경고 푯말을 꽂아둔 상태다. 그는 "진심 어린 사과 한마디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의 한 카페 화단에서 한 남성이 꽃을 훔치고 있는 모습이 CCTV에 잡혔다.[이미지출처=JTBC '사건반장' 캡처]

남의 집이나 가게 앞에 내놓은 화분을 새벽이나 심야 시간대에 몰래 훔쳐 가는 도둑들의 사례는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꽃 도둑은 도둑이 아니다'라는 근거 없는 옛말을 믿고 공원 등에서는 여러 명이 몰려다니며 꽃모종을 파 가는 경우까지 있었다.

지난해 5월 전국 최대 규모로 조성된 전남 나주혁신도시 빛가람 호수공원에는 여성 5인조 꽃 도둑이 나타났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시민은 "40대로 보이는 여성 5명이 쑥부쟁이 꽃밭에서 꽃을 파서 쇼핑백에 담는 모습을 봤다"는 글을 인터넷 카페에 올렸다. 이에 나주시는 화단을 돌며 상습적으로 꽃모종을 훔치는 일당을 잡기 위해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이 밖에도 관공서나 도심 화단 등의 꽃들이 절도 타깃이 되는 경우가 많다. 꽃이나 화분은 비교적 소액인 경우가 많아 절도범들은 피해자 대부분이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것을 노리고 상습적으로 범행을 저지른다. 또 혹시 경찰에 잡히더라도 "꽃이 예뻐서, 꽃을 좋아해서 가져갔다"며 선처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꽃을 가져가는 행위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는 절도죄에 해당하며, 특히 2명 이상이 함께 절도를 벌였다면 특수절도죄가 성립할 수도 있다. 또 절도죄는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피해자와 합의한다고 하더라도 처벌할 수 있다.

이슈&트렌드팀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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