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실적으로 채권발행' 中 증권당국, 헝다에 7747억 벌금

창업주 등에 동종업계 취업금지·별도 벌금
감사는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차이신 "채권투자자 민사소송 가능"

중국 증권 당국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에버그란데)에 41억7500만위안(약 7747억원) 규모의 벌금 처분을 내렸다. 조사 결과 부풀린 실적을 기반으로 채권을 발행하는 식의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이 확인되면서다.

중국 경제전문 매체 차이신은 19일 헝다가 심각한 금융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져 전날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로부터 이 같은 행정 처벌 통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관련 조사는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됐으며, 이날 그 결과가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이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증감회는 헝다 측이 공개했던 2019년과 2020년 연간 실적 보고서에 허위 기록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에 따르면 헝다는 매출을 사전에 계상하는 방법으로 2019년과 2020년 각각 2139억8900만위안, 3501억5700만위안의 매출을 허위로 신고했다. 이는 전체 연 매출의 50.14%, 78.54%를 차지하는 규모다. 증감회는 "헝다는 허위 실적을 인용한 허위 기록을 채권 발행 서류에 기재했다"면서 "채권 사기 발행 의혹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차이신에 따르면 헝다가 부풀린 매출을 기반으로 발행한 회사채는 20헝다02, 20헝다03, 20헝다04, 20헝다05, 21헝다01 등 총 5건이다. 관련 회사채 발행 규모는 총 208억위안에 달한다.

이밖에 헝다는 연간 보고서와 연체 부채 등 관련 정보를 적시에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받았다. 2021년 9월 부채 위기가 시작된 이후부터 헝다 측은 정기 재무보고서 공개를 중단했고, 지난해 8월이 돼서야 2021년 이후의 재무 결과를 공개했다. 또한 지난해 8월 31일 현재 2021년 이후 총 2983건의 만기 채무가 적시에 공개되지 않았고, 관련 금액은 2785억3100만위안 수준이다.

증감회는 헝다의 실소유주인 창업주 쉬자인을 비롯해 샤하이쥔 전 최고경영자(CEO), 판다룽, 판한링, 커펑, 젠리타오, 첸청 등 주요 간부 7명을 재무 조작의 핵심 책임자로 지명했다. 이 중 쉬 창업주와 샤 전 CEO를 '수단이 특별히 악랄하고 정황이 심각한 직접 책임자'로 분류하고, 평생 상장사 또는 비상장사 기업 이사나 관리직 간부에 취임할 수 없도록 했다. 또한 헝다에 대한 벌금과 별도로 각각 4700만위안, 1500만위안의 벌금을 부과했다. 그 외 임원들은 20만~900만위안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차이신은 "헝다는 오래전부터 자금이 끊겨 파산지경에 이르러, 벌금을 납부할 가능성이 작다"면서 "행정 벌금과 몰수금은 민사배상책임을 지는 데 우선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증권 변호사의 말을 인용해 "과거 사례를 보면 헝다 채권 투자자들은 헝다와 투자 중개인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면서 관련 채권은 모두 중신(시틱)건설투자가 투자했고, 채권 평가기관은 중청신궈지(중국성신국제), 발행 변호사는 진두법률사무소, 감사 기관은 다국적 회계감사기업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라고 밝혔다.

국제부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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