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진기자
통신 장애로 새해를 맞아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드론쇼가 취소됐다. 현장에 있었던 8만2000명의 시민은 분통을 터뜨렸다.
1일 부산 수영구에 따르면 이날 0시를 전후로 광안리 해수욕장에서는 드론 2천 대를 동원한 '광안리 M 드론 라이트 쇼'가 공연될 예정이었다.
공연은 이날 0시 기준 3~4분 전부터 드론을 띄워 2024년까지 남은 시간을 카운트다운한 후 '청룡' 이미지를 밤하늘에 수놓으며 마무리될 예정이었다.
공연 취소 전까지 현장에는 약 8만2000명의 시민이 몰렸다. 광안리 해변 일대 인파 밀집으로 매우 혼잡해 주의가 필요하다는 안전 안내 문자가 전송되기도 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통신 장애로 지연되던 공연은 0시 30분께 결국 취소됐다. 현장에서 공연을 보기 위해 오랜 시간 추위에 떨며 기다린 시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공연 전 리허설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하며 기대감을 모았고, 이 공연을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온 시민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까지 모인 상태였다. 이들은 평소의 2~3배 값을 내고 수개월 전 숙소를 예약하기도 했다.
한 시민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광안리 해수욕장을 둘러싼 건물과 백사장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포함하면 관람객은 족히 10만명은 넘을 것"이라며 "대부분 자정이 지났는지도 모른 채 2024년을 맞이했다. 몇 시간 동안 벌벌 떨면서 기대한 사람들의 시간과 실망, 고생은 어떻게 하느냐"고 호소했다.
덧붙여 "현장에서는 시민에게 방송으로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수영구 관계자는 "추운 날씨에 오래 기다려주신 분들께 대단히 죄송하다"며 "공연을 취소하기까지 30분 동안 여러 차례 공연을 재개하려 했지만,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또 "급박한 상황인지라 현장에서 사과 방송하지 못했다"고 설명하며 "조만간 수영구청장 명의로 공식적인 사과문을 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수영구는 이날 오후 7시께 전날 진행하지 못한 드론쇼를 다시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