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리기자
캐나다 밴쿠버 외곽에 위치한 A호텔은 마음AI가 개발한 인공지능(AI) 리셉셔니스트를 고용했다. 외지라 새벽에 근무할 직원을 고용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AI 직원에게 예약 가능한 방을 물어보면 1초 안에 답을 내놓는다. 영어뿐 아니라 중국어, 일어, 한국어까지 4개 국어로 외국인 손님을 응대한다. 음성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해 기계 조작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AI 직원에게 주는 월급은 사람을 고용하는 비용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마음AI는 AI 종합 서비스 기업이다. 2014년 빅데이터 분석으로 시작해 차곡차곡 내공을 쌓았다. AI 모델부터 이를 이용한 AI 서비스, AI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는 플랫폼까지 아우르는 기술을 갖고 있다.
핵심 캐시카우는 AI 서비스다. 보는 AI, 음성을 이해하는 AI, 음성으로 말하는 AI 등 다양한 기능을 결합한 후 관광, 운동, 요리 등 각 도메인에 특화한 훈련을 시켰다. 여기에 AI 휴먼 기술까지 입혀 사람 같은 모습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역할은 다양하다. 도슨트, 기상 캐스터, 관광 가이드, 요리 연구가, IR 담당자, 경비원 등 채용 가능한 AI가 20종 이상이다. IR 담당 AI는 주주들이 이해하기 쉽게 재무제표와 공시정보를 설명해준다. 요리 연구가 AI는 요리 프로그램 스크립트를 입력하면 AI 휴먼이 등장하는 요리 영상을 제작해준다. 마음AI는 신한은행, 하나은행, 현대해상 등 대면 서비스가 많은 금융권을 포함해 다양한 산업군에서 고객을 확보했다. AI 관련 서비스로 올리는 매출만 한해 100억원가량이다. 손병희 마음 AI 전무는 "AI 서비스가 특정 산업이나 기업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스며들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의 다른 한 축은 '마음 오케스트라'다. 마음AI 자체 모델, 챗GPT, 구글 바드 등 AI 모델과 각종 데이터를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형태로 끌어와 조합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동시통역, 시나리오 작가, 여행 가이드 등 필요한 AI 기능을 레고블록처럼 조립해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영자 신문 번역 서비스를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챗GPT의 요약 기능과 네이버의 번역 API 파파고, 마음AI의 AI 휴먼을 조립하면 된다. 요약한 뉴스를 한국어로 번역해 가상인간이 음성으로 읽어주는 서비스가 뚝딱 만들어진다. 지금은 간단한 코딩 등 초보 개발자가 이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내년에는 코딩을 모르는 일반인도 가능하도록 고도화할 계획이다.
맞춤형 AI 서비스를 대신 구축해주기도 한다. 원하는 AI 모델을 고르고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시나리오를 보내주면 일주일 안에 완성해준다. 사랑의교회 성경 서비스도 이런 방식으로 나왔다. 매일 아침 교회 성도에게 목사 목소리로 읽은 성경 구절을 보내는 서비스다. 사람 목소리와 성경 텍스트를 학습한 AI가 목사 역할을 대신하는 셈이다.
손 전무는 "AI 전문 기업으로 서비스부터 플랫폼까지 전체적인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며 "얼마든지 기능을 확장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내년에는 해외로 보폭을 넓힌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 법인을 중심으로 북미 시장을 공략 중이다. 호주나 일본에도 진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