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기자
"머리가 짧으니 페미니스트"라며 편의점 여성 아르바이트생을 폭행한 20대 남성이 구속된 가운데, 해당 여성을 돕다가 중상을 입은 50대 남성이 “딸 같아서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6일 경찰에 따르면 특수상해, 재물손괴 등 혐의로 붙잡힌 20대 남성 A씨가 구속됐다. A씨는 지난 4일 자정께 경남 진주시의 한 편의점에서 일면식 없는 20대 여성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B씨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 또, 폭행을 말리던 50대 남성 C 씨에게 여러 차례 폭력을 행사한 혐의도 있다.
A씨는 범행 당시 B 씨에게 “여성이 머리가 짧은 걸 보니 페미니스트”라며 “나는 남성연대인데, 페미니스트는 좀 맞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여성 B씨는 “A씨가 카운터에 와서 물건을 던지고 발로 차 신고하려고 하자, 휴대폰을 빼앗아 전자레인지에 돌렸다”며 “이어 A씨가 ‘너는 페미니까 맞아도 된다’ ‘너는 많이 맞아야 한다’ 이런 얘기를 하며 계속 주먹으로 때렸다”고 JTBC에 말했다.
또, A씨는 편의점에 있던 손님 C 씨가 폭행을 말리자 그에게 의자를 던지며 폭행을 이어가기도 했다. A씨는 당시 “당신도 남자인데 왜 나를 돕지 않고 저 페미를 도와주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C 씨는 폭행을 당하면서도 끝까지 A씨를 붙잡아 경찰의 체포를 도왔다. 피해 여성과 또래인 C 씨의 딸은 “(아버지가 말씀하시길) 직원이 맞고 있는데, 딸 같은데 어떻게 그걸 보고만 있냐고 하시더라”고 KNN에 말했다.
이어 “(아버지가) 못 때리게 손으로 양손을 잡으니까 (A씨가) 아빠 귀랑 목을 물어뜯었고 현재 봉합 수술을 한 상태”라고 전했다. C 씨는 어깨와 이마, 코, 오른손 등에 골절상을 입고 귀와 목, 눈 부위가 찢어지는 등 중상을 입었다.
A씨가 범행 당시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며 혐의 일부를 부인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피해자 추가 조사 후 A씨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이번 사건은 국내외에 큰 충격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페미라서 때렸다"는 A씨 발언이 알려진 이후 여성단체에서는 '여성 혐오 범죄'로 규정하고 엄벌을 촉구했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여성들이 '여성_숏컷_캠페인' 해시태그를 달고 '숏컷'을 인증하는 게시물을 올리며 연대 의식을 표하고 있다.
또, 영국 BBC에서도 이 사건을 주목하며 "경제 선진국 가운데 한국은 성평등 정도가 낮아, 여성 직장인에게 가장 최악의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며 "최근 역차별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느끼는 젊은 남성들로 인해 안티 페미니스트가 급증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