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온유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량이 1년 만에 30% 급감했다. 매매 매물이 날로 쌓이며 역대 최다인 8만건을 돌파한 것과는 상반되는 대목이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고금리 여파로 '역전세난' 우려가 컸다. 하지만 가을 이사철이 본격화한 가운데 매매 대신 전세를 택하거나 보증금 미반환 위험이 큰 빌라 대신 아파트 전세를 선호하는 이들이 늘어나며 매물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그 결과 서울 전셋값도 상승폭을 키우며 오름세를 유지하는 분위기다.
6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총 3만4499건으로 1년 전 4만9051건 대비 29.7% 감소했다. 서울 자치구 25개구 가운데 감소율이 50% 이상인 곳만 서대문·강서·강북·성북·마포·은평·동작·양천·관악 등 9개구에 이른다. 대표적 직주근접 지역인 마포구 아현동의 경우 898건에서 266건으로 매물이 70.4% 사라졌다.
서울 전세 매물량은 지난해 미국발 고금리 여파로 '전세기피, 월세선호'가 짙어지며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5만건대로 치솟았다. 이에 상반기만 해도 집주인이 신규 계약의 보증금만으로는 기존 세입자에게 돈을 모두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시장의 큰 불안 요소로 여겨졌다.
그러나 월세 가격 상승 피로감이 커진 상황에서 전세 가격이 낮아지고, 빌라 아닌 아파트 전세는 안전하다는 인식이 강해지자 점차 전세 매물이 소진되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최근 가을 이사철 들어 매매 관망세가 짙어지며 임차를 선택하는 이들이 늘자 전세 매물은 더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자연스레 오르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다섯째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19% 오르며 2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승폭도 점차 커지고 있다. 강남구가 전주(0.07%)보다 0.08% 올랐고 송파구도 같은 기간 0.18%에서 0.22%로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금리 인상 우려 및 매매시장의 불확실성 등으로 실수요자들의 전세 선호가 지속되는 가운데, 역세권 및 대단지 등 정주여건이 양호한 지역 위주로 임차수요 이어지며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