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해영기자
중국 투자자들이 올해 8월 미국 주식과 채권을 4년 만에 가장 많이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제 우려로 하락하는 위안화 가치 방어에 나선 것이라는 추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1일 주요 외신이 미 재무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국 인민은행, 뮤추얼 펀드,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8월 미 국채와 주식을 총 212억달러 가량 순매도했다.
이 가운데 미 국채를 150억달러, 미 주식을 50억달러 가량 팔아치운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투자자들이 8월 팔아치운 미국 주식은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 같은 미국 주식 매도는 중국 당국의 위안화 환율 방어 움직임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국 최대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소비지출 부진과 성장률 둔화로 중국 경제 위기가 고조되자 중국 금융시장에서는 외국인의 자본 유출과 통화가치 하락 압력이 가중돼 왔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금리인상으로 미·중 금리 격차가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중국 채권 시장 이탈은 더욱 가속화됐다.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인 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9일(현지시간) 장중 5%를 돌파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16년만에 처음으로 5%선을 넘어섰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연말 6.897위안에서 이날 기준 7.318위안으로 6.1% 하락했다.
SPI자산운용의 스티븐 이네스 매니징 파트너는 "시장에서는 중국이 위안화 방어 차원에서 외환보유고를 늘리기 위해 미 국채를 현금화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