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노딜 이후 끊긴 북미대화…'월북 미군' 전환점될까

주한미군 월북…북미 대화 계기 될까
"유엔사 장성급 회담 개최 가능…北 유리"

최근 미군 장병이 고의로 무단 월북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를 계기로 북미대화가 재개될지 주목되고 있다.

앞서 지난 18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 중이던 주한 미군 한명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월북한 군인은 2021년 1월부터 정규군 19D(기병정찰병)로 복무해 온 23세 남성 트래비스 T. 킹 이등병이다.

지난 18일 판문점을 통해 무단 월북한 트래비스 킹 이등병. 사진제공=AP·연합뉴스

킹은 한국에서 폭행혐의로 수감됐다가 풀려난 뒤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미국 텍사스주 포트블리스 기지로 이송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킹은 미국으로 가지 않고 JSA로 도주, 월북했다.

미국 정부는 킹의 소재를 파악 중이지만, 북한 측으로부터 응답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백악관과 국방부, 국무부, 유엔이 모두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공조하고 있다"며 "킹의 안위와 소재를 놓고 여전히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정부는 킹 병사의 안전을 확보하고 그가 무사히 돌아오도록 활발한 조치를 이어갈 것"이라며 "이는 스웨덴과 한국 정부에 대한 접촉을 포함하며, 국방부가 카운터파트이니 북한군에 관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상황 속 주한미군의 월북사건이 북미관계 국면 전환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남북 관계는 장기간 교착 상태를 이어가고 있는데, 미국 정부가 월북 군인의 신병 안전·송환 등을 위해 북한과 접촉하면서 북미 간 대화가 재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19년 1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김영철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북미고위급회담대표단을 만나 워싱턴 방문 결과에 대해 보고받고 있다.

군사안보전문가인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경색을 푸는 데까지 그렇게 전략적 역할을 할 거라고는 지금으로서는 기대하기 어렵다"면서도 월북 사건은 북한에는 유리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 전 의원은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금 북한이 뭔가 미국이나 일본에 대해 새로운 탐색전을 전개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어떤 병사의 신상 문제를 빌미로 해서 미국을 접촉할 수 있다"며 "또 그 과정에서 유엔사 장성급 회담을 개최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사건이 '하노이 노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김영철 전 북한 노동당 대남비서가 최근 정치 일선으로 복귀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김 전 의원은 "(북한의 입장에서) 미국, 일본하고 마침 큰 판을 구상하던 터에 병사 하나가 왔으면 이거는 미국 정부가 북한하고 협상을 제안해올 것이 분명하다(고 여길 것)"이라며 "그러면 전에 없던 북한이 유리한 대화가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슈1팀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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