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엔저'에 오사카·홋카이도로…日몰려가는 한국인

주요 여행사 여름시즌 예약률 분석

방학·휴가철 맞아 상대적 먼거리 선호
방일 해외여행객 수 전체 1위
코로나19 이전 동기 대비 80% 수준 회복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으로 해외여행 인구가 빠르게 늘고 '역대급' 엔저(엔화 가치 하락) 현상이 맞물리면서 우리 국민의 일본 방문율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다다랐다. 오사카와 규슈 등 우리나라와 비교적 가까운 지역을 중심으로 선호도가 높았다가 방학과 여름 휴가 시즌을 앞두고 홋카이도 등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곳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전광판에 일본행 여객기 정보가 표시돼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22일 여행 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의 7월 기준 일본 여행 예약자 중 홋카이도를 찾는 비중이 45.3%로 1위에 올랐다. 이어 오사카(25.8%)와 규슈(14%), 도쿄(8.6%) 순으로 나타났다. 앞서 5월과 6월 일본 여행의 지역별 예약 비중은 오사카와 규슈가 1, 2위였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5~6월은 어린이날과 부처님오신날, 현충일 등을 포함해 3일 일정으로 짧은 연휴를 활용한 단거리 수요가 많아 오사카나 규슈의 인기가 높았다"며 "홋카이도는 일본 지역 중에서도 우리나라와 가장 멀고, 여행객들 사이에서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 꼽혀 4~5일 일정으로 여름 성수기에 예약이 몰린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수요에 맞춰 전세기도 운영한다.

모두투어도 5월에는 오사카를 찾은 비중이 36%로 1위에 올랐으나 6~8월에는 홋카이도가 40%로 가장 높은 예약률을 기록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입국 규제가 완화되고 엔저 현상 등 긍정적인 이슈로 일본 여행에 대한 인기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홋카이도는 한여름 낮 최고기온이 평균 27도를 넘지 않아 비교적 선선하고, 삿포로 시내 관광은 물론 근교에 매력적인 관광지가 많아 여름 성수기 일본에서 인기가 가장 높다"고 전했다.

노랑풍선의 5~6월 일본 내 가장 인기 있는 지역은 규슈(30%)였으나 여름 휴가 시즌이 포함된 3분기는 홋카이도 예약률이 53%로 1위를 차지했다. 교원투어 여행이지의 월별 예약률에서도 5~6월은 오사카 비중이 40%대로 선호도가 가장 높았으나 7월에는 홋카이도가 39%로 선두였다. 여행이지의 홋카이도 상품 수요는 5월 12%에서 6월 19%, 7월 39%로 날씨가 더워질수록 지속해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인터파크트리플도 5월 오사카행 항공권 발권 비중이 12%로 가장 높았으나 여름 휴가 시즌을 맞아 순위 변동이 예상된다.

이날 기준 원화에 대한 일본 엔화 가치는 910원대 초반으로 2015년 6월(최저 100엔=880원)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여행이나 환차익 등을 고려한 엔화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엔화 매도액'은 301억6700만엔(약 2732억원)으로 4월(228억3900만엔)보다 73억2800만엔 늘었다. 이는 고객의 요구에 따라 원화를 받고 은행 입장에서 엔화를 내준 환전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62억8500만엔)의 4.8배 수준이다.

엔데믹 이후 전 세계에서 일본을 찾은 해외여행객 수가 가장 많은 나라도 한국이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올해 1~5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 수는 258만3400명으로 대만(138만1600명)보다 2배 가까이 많은 규모로 1위에 올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02배 증가한 수치로,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같은 기간 325만791명과 비교해 약 80% 수준을 회복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항공 노선이 계속 확대되고 있고, 엔저 현상으로 여행이나 쇼핑 관련 비용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일본 방문자 수는 지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통경제부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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