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빚]②'사자' 이끈 2030…대출문턱 낮춘 정부 '예의주시'

젊은 영끌족 부활할까
서울 집 산 사람 10명중 4명이 30대 이하
금리 인하·주택가격 회복·정부 정책 영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내집 마련을 꿈꾸는 '영끌족'이 다시 부활할까. 금리가 하향 조정되고 주택시장 전망도 나아지면서 2030의 '사자'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최저 4%대로 내려오면서 금리 부담이 줄었다. 지난 19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주담대 변동금리는 4.23~6.12%, 고정금리는 4.06~5.82%였다.

수도권 중심으로 집값도 반등했다. 한국부동산원의 '5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과 인천 아파트 가격은 전달보다 각각 0.01%, 0.04% 올랐다. 작년 2월 하락 전환한 이후 1년 3개월 만에 오름세를 보였다.

실수요자 30대 이하가 주도

이런 흐름에 20대와 30대가 가장 먼저 반응했다.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거래'를 보면 알수 있다. 올해 4월에 서울시에서 매매된 아파트 총 2981채 중 38.7%(1156채)를 30대 이하가 샀다.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비중이다. 30대 이하 매수자 비중이 38%를 넘긴 건 작년 4월(42.30%) 이후 처음이다. 수도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4월 경기도 아파트 매매 건수는 총 9218건이었는데 30대 이하 비중은 34.8%(3211건)였다.

정부가 대출 문턱을 낮춘것도 한몫 거들었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30대의 아파트 매입이 증가했다"며 "정부의 대출규제 완화에 따라 코로나19 가격급등 시기에 주택을 구매하지 못한 30대가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은 작년 하반기부터 생애최초주택 구매자의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80%까지 허용하고 대출한도도 4억에서 6억원으로 늘렸다. 올해 들어선 특례보금자리론이 젊은층의 내집 마련에 동기부여를 했다. 9억원 이하 주택을 살 때 고정금리로 최대 5억원을 빌려주는데, 무엇보다 대출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규제를 적용하지 않아 청년층에게 호응을 얻었다.

금리·주택가격 여전히 불확실, 신중해야

여전히 위험요인이 잠재돼 있는 만큼 과도한 대출은 경계해야 한다는 게 은행권의 조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집값 하락 폭이 둔화하긴 했지만 아직 방향을 확신할수 없고,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며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과도한 대출을 이용한 주택 구매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계부채가 증가세를 타자 금융당국도 긴장한 모습이다. 당국은 지난 2021년 은행들을 대상으로 대출 총량을 제한하고, 대출액이 1억원을 초과하면 DSR 40%(비은행권 50%)를 적용하는 초강수까지 두며 가계부채 억제에 앞장섰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 규제를 완화하자 다시 빚 증가 불씨가 살아났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반등한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금융부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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