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IPR포럼]“KCGI, 지배구조 넘어 기후변화에 투자”

임현철 KCGI 부대표

“기후위기에 전세계의 돈이 몰리고 있습니다. KCGI는 그동안 집중했던 지배구조와 더불어 앞으로 기후변화 대응에도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임현철 KCGI 부대표는 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에서 열린 ‘2023 아시아경제 IPR포럼’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기후변화 대응을 통한 투자수익 창출’이란 내용으로 강연을 펼쳤다.

임현철 KCGI 부대표가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5회 아시아경제 IPR포럼'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기후변화 대응을 통한 투자수익 창출'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KCGI는 한국기업의 지배구조개선 펀드로 유명세를 얻고 있는 행동주의 사모펀드(PEF)다. ESG는 투자 및 경영 의사결정에 재무요소 외에도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고려하는 개념이다. KCGI는 환경(E)과 사회(S)를 작동하는 원리이자 의사결정 매커니즘에 지배구조(G)가 핵심적으로 작용한다고 보고 있다.

임현철 KCGI 부대표는 “코리아디스카운트는 후진적인 지배구조 때문에 발생했다”며 “반면 좋은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 기업은 지배주주가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기고 임직원 성과급, 신성장사업 투자 등 건전한 현금흐름을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좋은 지배구조는 주주가 각자 보유한 주식 수에 비례한 만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설계된 구조라는 설명이다. 소위 ‘오너’로 불리는 지배주주가 낮은 지분율에도 막대한 의사결정권한을 보유하는 것은 합리적인 의사결정구조를 저해한다. 이 경우 오너가 회사의 사업 기회를 유용하거나 편취하는 등 주주가치에 해가 되는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KCGI는 이 같은 회사들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행동주의 전략을 통해 주주 권익을 증진시키는 투자를 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경영진과 회동하거나 주주제안, 표대결 등의 활동을 통해 기업을 변화시킨다.

임 부대표는 “후진적인 지배구조에 따른 저평가는 투자의 확실한 하방안전장치로 기능을 한다”며 “다만 단순 후진적 지배구조와 저평가에 주목하지 않고 지배주주 지분이 50%를 넘으면 투자하지 않는 등 우리만의 기준으로 스크리닝 후 실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지 분석한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 사례를 들어 KCGI의 투자 방식을 소개했다. 먼저 오스템임플란트 사례를 들었다. 그는 “오스템임플란트는 한국과 중국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등 성장성과 안정성에서 우수한 기업”이라며 “하지만 오너리스크로 평판이 훼손됐고 내부 통제 미비로 2000억원 규모 횡령 사고가 발생하는 등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에 KCGI는 투자를 진행했고 주주서한을 보내는 등 행동에 나섰다. 결국 최대주주는 유니슨-MBK로 지분을 넘기며 지배구조가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한진칼 역시 잠재력이 뛰어난 기업이지만 오너리스크, 낮은 자본이익률 등이 발목을 잡았고 이를 KCGI의 주주행동으로 개선했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지배구조 개선에 주목했던 KCGI는 이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산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임 부대표는 “한국의 기후위기 대응은 매우 미흡한 상황”이라며 “결국 자본 논리가 투영돼야 기후대응과 관련된 노력이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그는 “향후 신규 펀드에서 수취 성과보수 10%를 환경, 기후위기 연구, 청소년 보호 단체 등에 기부하는 등 사회 발전을 위한 투자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자본시장부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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