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中경제 3%대로 둔화…투자 비중 재평가할 때'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필립 힐데브란트 부회장은 경기 둔화 흐름 속에서 중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경제 성장이 인구통계학적 전환으로 오는 2020년대 말까지 3%대로 둔화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힐데브란트 부회장은 "중국 경제는 (경기) 순환적으로나 구조적으로나 둔화하고 있다"며 "미국과의 관계 변화도 투자자들이 추가적인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중국에 대한 비중을 늘리는 것이 너무 당연한 투자 전략이었지만 이제는 다른 계산법이 적용돼야 한다"며 "중국 투자 비중을 어떻게 배분할지 재평가를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중 간 지정학적 긴장감이 점점 고조됨에 따라 중국 시장에 경계심을 갖고 접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나왔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디리스킹(위험 제거) 정책으로 각종 투자 제한 조치가 추진되면서 미국 기업들의 중국 투자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전날 미국 최대 벤처캐피털(VC)로 꼽히는 세쿼이아캐피털은 중국 투자 제한이 심화하고 있다며 중국 사업을 분리해 글로벌 사업부를 3개 독립 기업으로 분할하기로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에 따른 경제 재개가 글로벌 경기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고, 이에 전 세계 투자자들은 침체 위험과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도 중국에 투자를 늘려왔지만, 이 같은 중국 리오프닝에 베팅하는 전략이 결국 무위로 돌아갔다고 평가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힐데브란트 부회장은 통화 정책에 대해서도 시장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견해를 드러냈다. 그는 "근원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떨어지기 전까지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해야 할 일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며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런 점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유럽중앙은행(ECB)보다 더 적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직격했다. 그는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통화 정책에 대한 기대는 현실적이지 않다"며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얕은 수준의 경기 침체를 겪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이 충분한 수준의 긴축에 도달했다는 시장의 기대와 배치되는 주장이다.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이 공개된 뒤 시장에서는 Fed가 이달 금리 동결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FOMC 성명서에서는 '추가적인 정책 강화' 문구가 삭제되면서 현재 정책금리가 제약적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제1팀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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