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열풍이 부른 'AI 골드러시'…한달새 14조원 유치

"챗GPT 등장으로 'AI 골드러시' 시대가 시작됐다."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의 거품 붕괴와 빅테크 감원 태풍이 휩쓸고 간 미국 실리콘밸리가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 동안 벤처 투자자들이 실리콘밸리 AI 스타트업에 쏟아부은 자금이 110억달러(약 14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86%나 급증한 수치다.

피치북 소속 애널리스트 브렌던 버크는 "벤처캐피탈(VC)들이 인기 있는 AI 스타트업에 경쟁적으로 투자에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소프트웨어 기업에는 투자를 줄이는 등 AI 투자 편중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메타 출신의 AI 전문가로 생성형 AI 스타트업을 창업한 수브랏 부스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VC인 세콰이어캐피탈 등으로부터 525만달러(약 68억원)를 유치했다. 부스한 CEO는 투자 라운드에 나선 지 일주일 만에 자금 유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AI 골드러시'의 최대 수혜자로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를 지목했다. 글로벌 AI용 반도체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엔비디아는 AI 수요 기대감에 증시 자금이 몰리면서 2019년 말 이후 최근까지 주가가 4배가량 뛰었다.

최근 회사 측이 올 2분기 매출액 전망치로 시장 예상치의 3배에 달하는 110억달러를 제시하자, 지난 25일에는 장중 주가가 전장 대비 24% 폭등했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9714억달러(2일 마감 기준)로 반도체 업체로는 처음으로 시총 1조달러 진입을 눈앞에 뒀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AI 열풍 덕에 추풍낙엽이던 나스닥 시장도 상승 반전했다. WP는 "월가에서는 10년간 이어진 빅테크들의 강세장이 끝이 났다고 선언했지만, 챗GPT 활약 덕에 빠르게 상승 반전했다"고 평가했다. 빅테크 위주로 구성된 나스닥100 지수는 지난해 한 해 동안 33% 하락하면서 전체 시총의 3분의 1가량을 날리고 지난 10년간 쌓아온 부의 상당 부분을 잃었지만, 올 들어 31%나 상승했다.

국제1팀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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