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기자
올 초까지 거래절벽 수준이었던 분양·입주권 거래가 정부의 규제 완화 조치 이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분양 우려가 팽배했던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입주권은 최근 분양가보다 5억원 비싸게 팔려 주변 단지 시세 수준으로 키 맞추기에 들어갔다. 다만 전매제한 완화와 패키지 격인 실거주 의무 폐지는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시장 활성화를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4월 서울 아파트 분양·입주권 전매는 51건에 달했다. 지난해 4월(11건)보다 4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2020년 12월(82건) 이후 29개월 만에 가장 많다. 지난 1년간 월평균 거래 건수가 8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평균치를 훌쩍 뛰어넘는 거래 건수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하락 폭이 줄어든데다 향후 분양가 상승이 예상되면서 분양 입주권을 매수하려는 심리가 개선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권역별로는 동대문구 15건으로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졌고 중구 12건, 은평구 7건, 강동구 6건, 강남구 2건 등의 순이었다. 입지 좋은 곳에 자금 부담을 느낀 매도인들이 내놓은 급매물들이 소진된 것으로 보인다.
동대문구에서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단지는 전농동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로 4·5월 각각 12개의 입주권이 거래됐다. 이 단지는 전농동 청량이 4구역을 재개발한 것으로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다.
미분양 우려가 컸던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84㎡ 입주권은 지난달 11일 일반분양가보다 5억원 비싼 18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같은 달 2일 17억2000만원에 거래된 데 이어 8000만원이 더 오른 것이다. 하지만 실제 거래된 가격을 보면 웃돈을 얹지 않은 거래도 포착되며 직거래도 많아 분양권 거래가 회복됐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실제 동대문구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아파트는 4월부터 거래된 입주권들 9개 가운데 4건이 직거래였다.
하지만 갭투자 악용 우려 등의 이유로 실거주 의무 폐지안이 국회에 묶이면서 오는 12월 전매제한이 풀리는 올림픽파크포레온의 분양권 거래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전매제한이 풀리는 시기에 맞춰 분양권 거래는 가능하지만 청약 당첨일로부터 2년 이내 분양권을 넘기면 양도소득세가 거의 폭탄 수준이기 때문이다. 현재 청약 당첨일로부터 1년 이내에 분양권을 팔면 시세 차익의 77%, 2년 이내에 팔면 66%를 양도세(지방소득세 포함)로 내야 한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은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으로 실거주 의무가 부과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