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석기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술로 중소기업 지능형 공장을 고도화하는 '스마트공장 3.0' 사업을 시작한다고 24일 밝혔다. 지방자치단체, 수혜기업 등과 함께 '자생적 지역 스마트공장 생태계'를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동행' 철학을 담은 삼성 대표 CSR(사회적 책임) 사업을 확대해 지역 경제를 살리고 국토 균형발전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사업에 매년 100억원씩 3년간 300억원을 투자해 600개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구축·고도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2015년 경북 중소기업 지원을 시작으로 8년간 전국 중소기업 3000여곳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한 노하우를 십분 활용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작년 11월8일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은 부산 소재 도금 기업 동아플레이팅 제조 현장을 둘러보는 모습.[사진제공=삼성전자]
사업에 참여 중인 업체를 대상으로 AI 공정 수준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AI 기술을 활용해 생산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현장 문제를 개선하는 '지능형 공장'으로 업그레이드한다.
지역 균형발전도 사업의 중요한 목표다. 중소기업 생산성을 높이고 매출을 늘려 인구소멸 위기 지역이 다시 활기를 찾도록 마중물 역할을 한다.
전담 조직을 구성해 중소기업 자체 역량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탄소배출 저감 등 지속가능경영(ESG)을 지원한다.
충청남도 아산 비데 전문기업 '에이스라이프'에서 서영민 에이스라이프 직원(왼쪽)과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담당자(오른쪽)가 비데 제품 품질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사업은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중앙회와 함께 진행한다. 스마트공장 3.0 사업엔 지자체, 수혜기업까지 동참한다.
전라북도가 가장 적극적이다. 전북도는 올해 도내 신청기업 사업 비용을 일부 지원한다. 내년부터 삼성 스마트공장과 별도로 전북형 스마트공장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는 전북도처럼 지자체와 수혜 기업이 스마트공장 생태계 활성화를 이끄는 사례가 전국에 퍼지도록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전북형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은 삼성 사업으로 성과를 낸 기업 스스로 혁신을 이끌고 성장 결실을 나누는 사업"이라고 했다.
전라남도 여수에 있는 식품기업 '쿠키아'에서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담당자(오른쪽)과 쿠키아 직원이 두부과자 품질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지원 기업 매출과 생산능력은 개선됐다. 작년 9월 중소기업중앙회 연구 결과 스마트공장 사업 수혜 기업은 지원받지 않은 기업보다 2017~2020년 평균 매출 증가율 23.7%, 고용 증가율 26%, 연구개발(R&D) 투자 증가율 36.8% 더 높았다.
충남 아산 비데기업 에이스라이프는 코로나19 기간 화장지 대란이 발생해 비데 수요가 월 3만2000대로 급증하면서 곤란해졌다. 기존 생산능력 월 2만대로는 감당하기 어려웠다. 삼성 지원으로 특정 라인 생산 쏠림 현상을 개선하고 자동화 검사 시스템을 구축해 월 4만2000대로 생산능력을 늘릴 수 있었다.
전남 여수 식품기업 쿠키아는 공장 설비 불량으로 연평균 1억5000만원 규모 두부과자 폐기물이 발생했다. 납기는 지연되고 고객 불만은 늘어났다. 삼성 지원 이후 최적 온도에서 제품을 만들게 됐다. 연매출은 스마트공장 구축을 시작한 2016년 3억원에서 작년 24억원으로 8배 늘었다. 같은 기간 임직원 수도 10명에서 25명으로 2.5배 증가했다. 작년엔 기존 공장 2배 크기 신공장도 지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작년 11월8일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은 부산 소재 도금 기업 동아플레이팅 제조 현장을 둘러보는 모습.[사진제공=삼성전자]
사업엔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란 이재용 회장 철학이 담겨 있다. 지원 기업 선정 과정에서 장애인 대표 고용 기업, 사회적 기업을 우대한다.
이 회장은 작년 10월27일 회장 취임 11일 만에 삼성 스마트공장 사업 참여기업인 부산 도금업체 동아플레이팅을 찾았다. 그는 현장에서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해 상생의 선순환을 이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