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텃밭 광주가 흔들린다…김남국 사태 후 지지율 '털썩'

1박2일 광주행, 민심 다지는 野
지역구 의원들 "광주 민심 좋지 않아"
당 위기 상황에 지지율도 하락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의 민심이 심상치 않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이어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김남국 의원의 코인 투자 사태 등 악재가 잇따르면서다. 5·18 민주화운동 43주년을 맞아 민주당은 '5·18 정신의 헌법 수록'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을 전면에 내걸고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18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전날부터 1박2일 일정으로 광주 민생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전날 5·18 전야제에 참석한데 이어 이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국민의힘에 개헌을 통해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광주 행보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최근 싸늘해진 지역 민심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 호남 지역구를 둔 의원들은 당의 잇따른 사건들에 대해 광주 시민들이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의원은 "광주 시민들이 당 상황에 대해서 더 엄격하게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며 "위장 탈당, 사법리스크, 돈 봉투 의혹 등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악화된 민심은 여론조사 결과로 확인할 수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2~4일 만18세 이상 1504명에게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 오차범위 ±2.5%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광주·전라 지역의 민주당 지지율은 67.3%였다. 이어 김 의원의 코인 투자 의혹 논란이 발생(5일)한 이후인 지난 8~12일 만18세 이상 250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95% 신뢰수준, 오차범위 ±2.0%포인트)에서 56.7%로, 10.6%포인트나 하락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호남 민심은 지난해부터 심상치않았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광주 투표율은 역대 선거 최저치인 37.7%로, 전국 광역단체 중에서도 가장 낮았다. 전북 역시 48.6%로 전국 평균에 못 미쳤고 전남은 58.4%였다. 이 대표가 선출된 지난해 8.28 전당대회에서도 호남지역의 경선 평균 투표율은 35.49%(전북 34.07%, 전남 37.52%, 광주 34.18%)로, 평균 투표율(37.69%)을 밑돌았다.

광주는 현역 의원 중 재선 1명에 불과하고, 초선은 7명에 이를 정도로 '현역 물갈이' 여론이 크게 작용하는 곳이다. 총선 레이스를 앞두고 광주 지역구 의원들이 민심에 촉각을 세우는 이유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핵심 지지층인 호남 민심을 잃는다면 민주당에 결정타가 될 것"이라며 "당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이 대표와 민주당이 버틸 수 있게 하는 건 핵심 지지층, 그중에서도 50대와 호남이다. 지금으로선 가능성이 낮지만 최악의 경우 호남발 신당이 탄생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부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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