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 윗옷에 손 '불쑥' 보험사 간부…'손 차가워서'

흥국생명 지점장 성추행 사건 발각
옷에 손 집어넣고는 "어릴 때 장난"
무마 정황·2차 가해도…결국 해임

보험사 간부가 직원들의 옷에 자신의 손을 집어넣는 성추행을 한 사실이 발각됐다. 그런데 이 간부는 "손이 차가워 장난친 것"이라는 황당한 해명을 내놓았다.

9일 JTBC에 따르면 지난 1월 경기도의 한 흥국생명 지점에서 지점장 A 씨가 직원 2명을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A 씨는 사무실에서 한 여성 직원에게 다가가 갑자기 자신의 양손을 직원의 윗옷 안에 집어넣었다.

해당 직원이 밀치며 거부했음에도 A 씨는 아랑곳하지 않다가 강하게 뿌리치자 그제야 자리를 떴다. 심지어 그는 이후에 다른 직원에게도 같은 행동을 했다.

경기도의 한 흥국생명 지점에서 지점장 A 씨가 직원들을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출처=JTBC 보도화면 캡처]

A 씨가 외부에 이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그는 며칠 뒤 직원들에게 사과하면서 '지점에 불이익이 올 수 있으니 알리지 말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JTBC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13일 회의에서 “본사에서 어떤 행동을 취할지 모르겠다. 외부에 나가면 간단한 문제들은 아니다”라고도 했다.

본사에서는 임원 B 씨가 성추행 사건 진상 조사를 위해 해당 지점을 방문했다. 다만 B 씨는 업무 실적을 운운하며 압박성의 발언을 했다. 그는 "제가 왜 왔겠습니까? 돈 벌러 나온 거 아니야? 돈 못 벌면서 왜 앉아있느냐"며 "뭐 이런 지점이 있어"라고 말했다.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아 결국 직원들이 회의실을 나가자, B 씨는 A 씨와 피해 직원 2명을 모두 해고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B 씨는 “두 사람(피해 직원)도 자를 거야. 지점장이 삼십년지기 친구지만 오늘 자르겠다. 속 시원하나”라고 질타했다.

A 씨는 직원들의 윗옷에 손을 넣은 이유에 대해 “날씨가 추워서 손이 차가웠다. 우리 어릴 때 장난치는 거 있지 않나”라고 해명했다.

흥국생명 측은 피해 직원의 경찰 신고 이후 A 씨를 그만두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B 씨 또한 2차 가해를 이유로 해임됐다.

이슈2팀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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