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계속 쓸래요'…개학 첫날, 대부분 마스크 착용

3월 개학 첫날인 2일, 서울 성북구 석관초등학교 앞은 새학기를 맞은 학생들로 가득했다. 아이들은 서로 몇 반이 됐는지 묻고 같은 반이 된 친구끼리 얼싸안았다. 아이들 손을 잡고 교문 앞까지 온 학부모들도 근황을 물으면서 인사하고 아이들을 학교로 보냈다. 가까이서 대화를 하는 이들 가운데 마스크를 벗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가끔 말을 할 때마다 불편해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하는 학생만 있을 뿐이었다. 학교 앞에서 교통 봉사를 하는 김모씨(71)는 "마스크를 벗은 학생들은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며 "이제 마스크 착용은 하나의 습관이 돼 쉽사리 벗질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2일 개학 첫날 서울 성북구 석관초등학교 앞에서 학생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등교하고 있다. /사진=공병선 기자 mydillon@

이날 전국 초·중·고등학교들은 2019년 3월 이후 4년 만에 대면 입학식을 진행했다. 지난 1월30일부터 방역당국이 실외에 이어 실내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기 때문이다. 학생과 선생님들은 교실 내에서 자율적으로 마스크를 쓰면 된다. 지금까지 진행했던 발열검사와 급식실 칸막이 설치 및 운영 의무 역시 사라졌다.

학생들은 완화된 방역규제를 환영했다. 지금까지 거리감이 느껴졌던 친구들과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어서다. 서울 관악구 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 학생인 박한별양(15)은 "온라인 수업을 할 땐 친구들을 만나기 힘들어 아쉬웠는데 방역 규제가 풀려서 부담이 덜하다"면서 "오늘은 기대하면서 학교를 왔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3학년이 된 강모군(9)은 "칸막이가 사라진 급식실에서 친구 얼굴을 볼 수 있어서 좋다"며 "칸막이 넘어서 친구들과 말하는 게 힘들었다"고 했다.

서울 관악구 청룡초등학교에 붙어있는 입학 축하 현수막/사진=황서율 기자chestnut@

하지만 학생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 입학식에 참석한 학생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했다. 황윤서양(15)은 "감염 우려가 있어서 입학식에서 마스크를 벗지 않을 것"이라며 "아직은 조심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전했다. 최모양(15)은 "친구들과 선생님의 얼굴을 마주할 수 있어서 기대되지만 어색한 것도 사실"이라며 "초면부터 마스크를 벗으려면 꽤 용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초등학생 자녀의 입학을 앞둔 학부모 한승희씨(36)는 "코로나19가 완전히 끝난 건 아니다 보니 걱정은 된다"면서 "아이들에게 손 씻기와 재채기 방법 등을 연습시켰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방역당국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지만, 시민들이 아직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지난 1일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7561명으로 종식 단계라고 보기엔 이르다. 같은 날 기준 전체 인구 대비 코로나19 동절기 추가 접종률은 13.7%로 사람들이 코로나19 백신을 충분히 접종하지 않는 것 역시 부담스러운 요소다.

엄중식 가천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학교 현장뿐만 아니라 길거리에서도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을 보면 아직 감염 위험이 크다고 대중들은 인식하고 있다"며 "정부가 벗으라고 해도 완전히 마스크를 쓰지 않을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회부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사회부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