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장악한 올레드 TV시장...삼성 참전으로 지각변동

삼성전자가 10년만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올레드) TV 신제품의 국내 출시를 알리며 LG전자가 장악한 OLED TV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전체 TV 판매분야 세계 1위인 삼성전자의 본격적인 OLED 시장 공략으로 업계 1,2위인 삼성, LG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IT 기기 수요 둔화로 어려움에 처한 디스플레이업계도 삼성의 시장 안착 성공 여부를 지켜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9일 2023년형 신제품인 OLED TV 77·65·55형 모델을 공식 판매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TV 사업장을 방문해 출시 예정인 신제품 TV 리모콘 버튼 하나까지 세심하게 챙길 정도로 신경을 쓴 작품이다.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OLED TV를 출시하는 것은 2013년 이후 10년만이다. 삼성전자는 2013년 처음으로 55형 OLED TV를 선보였다. 하지만 삼성은 결국 OLED TV 후속작을 내놓지 않았다. 당시 OLED 시장은 미숙 단계로 기술력, 수율, 수익성에 모두 문제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반면 LG전자는 2013년 업계 최초 OLED TV 사업을 시작한 이후 10년간 꾸준히 제품을 내놓았다. 올해 업계 선두 자리에서 10년차를 맞이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LG전자의 지난해 OLED TV 글로벌 출하량을 382만4000대로 집계했다.10년 누적 출하량은 1500만대로 세계 1위다. 시장 점유율은 60%에 육박했다. 글로벌 전체 TV 시장 1위는 점유율 30%를 기록한 삼성전자지만 수익성이 높은 OLED TV 시장은 LG전자가 독식한 셈이다.

프리미엄 제품으로 OLED가 아닌 LCD(액정표시장치) 기반의 네오 QLED TV를 집중 공략해온 삼성전자가 뒤늦게 OLED TV 국내 출시에 나선 것은 늘어나는 OLED 수요 대응 차원에서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으로 소비자들이 일반 TV를 사는데는 지갑을 닫아도 OLED TV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지난해 전 세계 TV 출하량은 2억325만대로 2021년 보다 5% 줄었다. LCD TV 출하량 역시 5% 가량 줄어 2010년 이후 처음으로 2억대를 밑돌았다. 하지만 OLED TV는 상황이 다르다. 올해 OLED TV 출하량은 작년 보다 14% 성장하고 15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비중은 49.8%다. 쉽게 말해 OLED가 프리미엄 TV 시장을 장악하는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 '23년형 QD-OLED 신제품

디스플레이업계는 삼성전자의 OLED TV 시장 안착 성공 여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중국 기업들과 가격 경쟁이 심한 LCD 보다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OLED가 수익성을 끌어올리는데 더 큰 역할을 한다. 특히 삼성전자의 OLED TV 판매 전략이 성공할 경우 삼성전자 TV용 QD-OLED 디스플레이 패널을 납품하는 삼성디스플레이 뿐 아니라 경쟁사 LG디스플레이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

현재 QD-OLED 패널 수율을 90%선까지 끌어올린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할 수 있는 패널 수는 연간 150만대 정도다.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패널 생산능력이 연간 최대 1000만대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턱 없이 적다. QD-OLED 패널을 장착한 삼성전자 OLED TV가 잘팔릴 경우 더 많이 생산을 하기 위해서는 LG디스플레이와 계약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패널과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동시에 공급받아 OLED TV를 판매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OLED TV 판매가 성공적일 경우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LG디스플레이와의 계약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IT부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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