맬패스 세계은행 총재, 임기 1년 앞두고 사임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가 자신의 임기보다 1년 이른 오는 6월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과거 발언이 조기 퇴진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맬패스 총재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오늘 오후 세계은행 이사회와 만났고, 오는 6월30일까지인 회계연도 말에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생각 끝에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로 했다"며 "세계은행이 점차 증가하는 글로벌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순조로운 지도부 전환을 위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차 대전 이후 세계은행 총재는 사실상 미국,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유럽이 선임하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세계은행 이사회가 투명하면서도 능력에 기반한 신속한 후보 지명 절차를 운영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 차관 출신인 맬패스 총재는 전임인 한국계 김용 총재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의 정책적 불화 등을 이유로 중도 하차한 뒤 2019년 4월 임명됐다. 세계은행 총재의 임기는 5년이며 연임이 가능하다.

일각에선 맬패스 총재의 조기 퇴진 배경으로 기후변화와 관련한 과거 발언을 주목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9월 기후 변화 행사에서 화석연료 사용이 기후변화 원인이라는 평가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과학자가 아니"라면서 답변을 회피, 기후변화 부정론자로 몰리면서 사퇴 압력을 받았다. 당시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맬패스 총재의 답변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세계은행이 기후 대응의 글로벌 리더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