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성 북한의 화성-17형… 조만간 시험발사

고체연료 사용해 화성-15형 크기로 축소
이달부터 정치행사 이어져 군사도발 명분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북한이 조만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시험발사 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열린 북한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 열병식에서 북한은 화성-17형의 최종설계를 끝내고 곧 양산에 돌입하겠다는 의지를 내세웠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0일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공개한 화성-17형은 아직 개발이 완성되지 않은 고체연료 ICBM으로 보이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시험발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17형의 크기는 화성-15형과 비슷하다. 이날 신형 고체연료 화성-17형은 9축(바퀴 축 9개, 바퀴는 18개) 차량(TEL)에 실렸다. 앞서 개발한 화성-15형이 9축인 점에 비춰 외형상 화성-15형급 크기다. 기존에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화성-17형의 TEL은 한쪽에 11개씩 양옆 22개 바퀴 달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료를 고체연료로 바꾸면서 크기도 줄여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

고체연료를 쓰게 되면 액체 연료 ICBM보다 구조가 단순해 더 작고 가볍게 만들 수 있다. 고체연료 미사일은 액체연료 미사일에 비해 신속성과 은닉성이 뛰어나 한미 당국이 가장 경계하는 무기에 속한다. 더구나 미 본토까지 날아가는 ICBM이라면 위협의 강도는 최고조에 달한다.

화성-17형 종대 행렬의 가장 선두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영웅 칭호와 국가훈장 제1급을 수여한 ‘321호’ 이동식발사차량(TEL)다. 화성-17형을 미국을 겨냥한 주력무기로 사용하겠다는 의미다.

화성-17형 수도 다량으로 등장했다. 2020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화성-17형은 4~6기가 동원됐지만, 이번엔 최소 11기로 파악된다. 양산에 돌입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다만, 북한이 화성-17형을 최종 전력화하려면 아직 시험발사를 추가로 진행해야 한다. 이 때문에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생일(2월 16일) 등 정치행사를 기점으로 군사도발을 이어갈 수 있다. 북한은 "2023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어 4월 내로 정찰위성 발사를 빌미로 한 도발에 나설 것임을 예고하기도 했다.

북한은 또 남한을 겨냥한 핵무기 운용부대인 전술핵운용부대도 열병식에 등장시켰다. 이 부대가 운영할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4연장 단거리지대지미사일, 4연장 초대형 방사포(KN-25), 240㎜급으로 평가되는 방사포, 152㎜ 자주포, 신형 전차 등을 내세웠다. 앞서 화성-17형이 미국을 겨냥했다면, 이와 동시에 남한을 노린 핵 위협 카드를 꺼낸 셈이다.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의 핵 전문가인 안킷 판다 선임연구원은 "전날 북한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무기는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유력하다"며 " 몇 달 내 첫 번째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열병식 참가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자리에서 "날로 더욱 포악해지는 제국주의폭제를 결단코 힘으로 제압 평정해야 할 조선 혁명의 특수성은 우리 군대로 하여금 오늘에 만족함이 없이 지나온 력사와 대비할 수 없는 빠른 속도로 더 강해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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