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정부 곳간 두둑…'경기침체 충격 완화'

美 주정부, 초과세수 등 여유자금 늘어
경기침체시 재정지출 여력 충분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올해 미국 주(州) 정부의 초과세수 등 여유자금이 35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나타나 다가올 경기침체의 충격을 줄이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부 부채가 법에서 정한 한도 턱밑까지 차올라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까지 거론되는 연방정부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미예산관료협회(NASBO)를 인용해 올해 주정부의 '레이니 데이 펀드(rainy-day funds)'가 1368억달러(약 171조원)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1년 전인 1345억달러(약 168조원)에서 증가한 규모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0.53%를 차지해 198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레이니 데이 펀드는 불황에 대비해서 경기가 좋을 때 쌓아둔 초과세수 등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둔화되면 소비지출이 줄어들고, 감원이 이뤄지면서 정부 세수가 감소한다. 정부 입장에선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해야 하는데, 미국 주정부는 호황 때 세수를 낭비하지 않고 쌓아둠으로써 향후 재정 지출을 늘릴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게 됐다. 미국 주정부의 레이니 데이 펀드 규모는 올해 주정부 지출의 12.4%인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주정부에 현금이 흘러넘치고 있다"며 "경기침체가 발생할 경우 이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완만한(mild)' 경기침체가 올 경우 39개주는 이미 곳간에 쌓아둔 초과세수 등을 통해 향후 세수 손실을 보전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앞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지난 1일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요즘 활기가 넘친다"며 "올해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지방정부 중 일부는 이미 경기 회복·부양 프로그램에 재정을 투입한 상태다. 뉴욕시는 이 같은 프로그램의 올해 세수의 11.1%인 83억달러(약 10조원)를 투입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 주정도 레이니 데이 펀드 재정을 늘렸다.

주정부가 세수를 낭비하지 않고 곳간에 비상금으로 쌓아두면서 경기침체에 따른 충격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방정부의 지출 규모는 현재 미국 경제 전체 소비의 11%를 차지한다. 이들이 지급하는 임금도 전체 시장의 13%로 제조·건설·소매·레저·서비스를 합친 규모보다도 크다.

제프리 버스윅 S&P 글로벌 정부 섹터 애널리스트는 "주정부가 예산을 조정하는 대신 예비비를 쓸 경우, 얕은 경기 침체로 인한 잠재적 손실 대부분을 (이미 쌓아둔 초과세수로)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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